DS 삼남매 본격 에피소드 0041 (아기 서유리의 외출 1)
저녁이 되어서 호시, 페퍼, 도진 셋은 디아블로가 초대한 퓨전 한식 레스토랑 '산경 정 스테이션'으로 도진의 차를 타고 출발하였다.
아직 태어난 지 겨우 2주 정도 된 유리를 위해 2050년형 스마트 유머차가 등장했다. 이 유머차는 일반 유머차와는 달리 덮개가 특수 투명 소재로 되어 있어서 아기가 앉는 자리를 외부와 완전 차단, 세균과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해줌은 물론 최적의 온도와 습도도 유지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AI가 내장되어 있어서 유머차에 달린 360도 카메라와 센서가 아기를 외부 위협으로부터 보호해주었다. 거기에 호시의 시어머니, 즉 민준의 어머니가 주신 한국 전통의 금줄(솔잎과 숯을 매단 새끼줄)도 유머차 소품으로 활용해서 장식했고, 설화일족의 전통 아뮬렛인 '눈 결정 모양이 날개에 그려진 하얀 나비 조각상'도 유머차에 매달았다. 이것은 외부의 부정한 기운으로 부터 아기를 보호하기 위한 전통적 장치였다. 한국에는 삼칠일(21일)동안 아기를 외부인과 접촉을 금한다는 풍습이 있었지만, 2050년대에는 그런 풍습은 많이 사라졌다.
그렇게 안전하게 유리와 엄마 호시.. 그리고 페퍼와 도진은 산경 정 스테이션 입구로 들어갔다.
디아: 여어~ 호시. 건강하네. 다행이구만.. 껄껄.. 몸에 이상은 없지?
호시: 안녕하세요. 저 완전 건강하죠. 호호 워낙 건강체질이라서요.
디아: (유머차를 보며) 어? 너무 예쁘네. 아기 이름이 뭐야?
호시: 유리에요. 서유리..
디아: (유머차 투명 커버 너머의 유리를 쳐다보며) 도리도리 까꿍! 후후후. 아고 이쁜 것..
유리: (디아를 보면서 처음엔 깜짝 놀라더니 이내 방긋 웃는다.) 꺄르르.. 뀨~
영능력이 발달한 요정 엄마 호시의 피를 이어받은 유리는 디아의 본모습인 악마를 인지하고 처음엔 그 기운에 놀랐으나, 위험한 기운이 아니라는 걸 무의식으로 알아차리고 방긋 웃은 것이었다.
디아: (마음 속으로: 이 아기.... 흠.. 내 정체를 알아보는구나. 정말 대단한 걸? 나중에 큰 인물이 되겠어. 껄껄) 애 엄마! 유리가 나중에 크면 분명히 큰 인물이 될 거야. 난 한눈에 알 수 있지. 껄껄.
도진: 우와~ 사장님, 그걸 어떻게 아세요?
페퍼: (마음 속으로: 역시 고위 악마라 한눈에 알아보는구나.) 오오~ 사장님, 관상 좀 볼 줄 아시네요. 캬캬캬 우리 호시 딸은 분명 큰 능력을 발휘할 거에요.
도진: 너는 어떻게 알아? 아! 너는 요정이지~
페퍼: 그래! 나 요정이다. 요정의 예지력으로 너의 미래를 보면.. 흠... 너는 커서 실버타운에 갈 거야. 캬캬캬
도진: 재미 없어. 임마~
호시: 그만 좀 아웅다웅 해~ 툭하면 사랑 싸움이야.
디아: 이렇게 전투적이고 지옥 같은 사랑이 진짜 참사랑이지. 전우애 같은 참사랑! 아무렴! 그나저나 뭐 좀 먹어야지? 내가 호시를 위해서 특별 메뉴 준비했어.
호시: 오! 뭐에요?
디아: 칼리가 타고 다니는 흰 소의 양지와 사태 미역국!
도진: 네? 칼리... 그게 뭐에요?
페퍼: .... 힌두교에 나오는 악마여. 이름 참~ 거시기 하네.
디아: 껄껄 이해해 줘. 이 가게 컨셉이여. 근데 맛인 진짜 기가 막히다구.
호시: 하아~ 미역국... 산후조리원에서도 맨날 미역국만 먹었는데... 뭐 어쨌든 잘 먹을게요.
디아: 악! 그래? 내 생각이 짧았군.. 어쩌지? 다른 거 만들어줄까?
그 때 산경 정 스테이션의 문이 열렸다.
인난나: 여보~ 나 왔어. 아! 호시 왔구나.
호시: 오! 당신 왔어? 근데 내가 호시가 산후조리원에서 미역국 너무 먹어서 지겹다는데.. 어쩌지?
인난나: 으이구~ 이 화상아.. 내가 말했잖아. 미역국 지겨울 거라고. 내가 그럴 줄 알고 내 특제 요리 가져와봤지.
인난나는 휴대용 소쿠리에서 도시락 통 같은 걸 주섬주섬 꺼냈다.
인난나: 이거 먹어봐. 내가 제일 잘 만드는 요리, 무간지옥 샌드위치야. 무간지옥처럼 빈틈(間)없이(無) 속을 꽉꽉 채운 특별 샌드위치야.
디아: (작은 목소리로 궁시렁) 제일 잘 만드는 게 아니라 유일하게 만든 줄 아는 거겠지. 궁시렁 궁시렁
인난나: 어허~ 다 들린다.
디아: 어험! 기다려 봐. 페르시안 구울 스테이크 해줄게.. 거기 페퍼와 페퍼 남친도 만들어줄게.
인난나: 나는?
디아: (인난나가 싸 온 무간지옥 샌드위치를 턱으로 휙 가리키며) 샌드위치 먹으면 되잖아.
인난나: 죽을래?
디아: 아니.
인난나: 그럼 내 것도 만들어.
디아: 응.
중년 부부의 이런 유쾌한(?) 일상 모습에 페퍼와 도진, 호시는 깔깔 웃었다.
페퍼: 참 유쾌한 부부시네요. 캬캬캬캬
도진: 진짜 만담 같아요. 하하하
호시: (도진과 페퍼를 지긋이 보며) 너희들의 미래 모습과 겹쳐보이는 것 같은데? 호호호
인난나: (유리를 바라보며) 어머~ 예쁜 아기다. 이름이 뭐야?
호시: 서유리에요. 유리...
인난나: 엄마 닮아서 벌써부터 미인상이네. 울룰루~ 까꿍~ 호호호
유리는 인난나를 보더니 꺄르르 웃었다. 여신의 기운을 감지한 것이다.
인난나: (마음 속으로: 어머~ 내 기운을 아는구나. 진짜 범상치 않은 아기네.. 호호) 얘 진짜 큰 인물 되겠네?
도진: 아니. 부부가 똑같은 소리 하시니까 무섭다. ㄷㄷㄷ 전부 예지력이 있으신가 봐.
인난나: 아하하;;; 애들 키워보면 딱 감이 온다구요~
디아: 근데 우리 애들은?
인난나: 응~ 학원 갔어.
디아: 무슨 학원? 언제부터 애들이 학원 다녔어?
인난나: 수학 학원 다니고 있잖아. 하여튼 애 아빠가 이렇게 애들한테 무관심하다니까... 당신 나중에 애들한테 버림받고 쓸쓸한 노년 보내기 싫으면 관심 좀 가져!
디아: 아... 근데 우리 애들한테도 수학이 굳이 필요해?
인난나: 인간들 사이에서 섞여 살게 하려면 대학도 보내야 될 거 아니야? 이 나라는 대학교 학벌 얼마나 중시하는데...
도진: (화들짝 놀라며) 네? 인간들 사이에서요?? 두 분도 페퍼, 호시씨처럼 인간이 아니라 요정이세요? (디아를 바라보며, 마음 속으로: 저 아저씨는 아무리 봐도 요정 와꾸가 아닌데~)
디아: 이 여편네. 진짜... 조심 좀 하면서 살자.. 하아~ 도진 총각.. 놀라지 말고 잘 들어. 우리 부부는 그래... 인간이 아니야. 내 와이프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여신이고, 난 악마야.
도진: 아하하;;; 어휴~ 농담도 잘 하시네요.
페퍼: 야. 도진. 진짜야. 너 이 사실 어디 가서 나불나불 떠들고 다니진 마. 저 분들이 제대로 열받으면 나도 너 못 지켜줘.
도진: ... 이거.. 실제 상황이야? 와~ (디아와 인난나를 바라보며, 급 당황, 겁 먹은 표정) 에유~ 걱정 마세요. 하하하... 어차피 말도 안할 거고 믿어줄 사람도 없을 거예요. 절대 비밀입니다! 맹세!
디아: 껄껄.. 이 총각 쫄았구만. 안 죽여. 걱정마. 껄껄껄.. 그냥 지옥문 열고 던져 버리면 되지. 죽이긴 뭘 죽여? 껄껄껄
인난나: 이 철없는 아저씨야. 농담도 좀 적당히 해. 진짜 겁 먹잖아!
디아: 껄껄.. 알았어. 도진 총각 농담이야.. 악마식 농담이 다 이래~ 껄껄껄
페퍼: (호시를 바라보며) 이제 니 신랑만 이 분들이 악마인 거 알면 다 아는 거야?
디아: 응? 민준이? 걔 알고 있어. 나 악마인 거...
호시: 아! 오빠가 알고 있어요? 난 모르고 있는 줄 알았는데..
디아: 민준이가 우리 가게에 식자재 공급해 주잖아. 둘이 같이 별 얘기 다 했지. 껄껄
호시: 제 뒷담화는 안 하죠?
디아: 내가 악마적 본능으로 호시 자네에 관한 뒷담화 유도를 몇번 해봤거든? 안 먹히더라구. 재미 없어~ 쳇!
호시: 호호~ 역시 우리 오빠야~♥
인난나: (호시를 부러운 듯 바라보며) 아직 신혼.. 좋을 때다.. 나도 저런 예쁜 사랑할 때가 있었는데...
호시: 지금도 두 분 예쁜 사랑 하시는 것 같은데요?
디아: 예쁘기는 무슨~~ 전쟁 같은 사랑이지. (임재범의 "너를 위해"를 혼자 흥얼거리는 디아: 전쟁 같은 사랑~♪ 난 위험하니까~ 사랑하니까아아아아~♬ 너를 위해 떠나줄 거야~♪)
인난나: 떠나긴 뭘 떠나? 떠나기만 해 봐. 지옥 끝까지 찾아갈 거니까..
페퍼: 오오~ 이거 진국 같은 사랑이군요. 부러워요.
인난나: 페퍼씨도 얼른 저 도진 총각이랑 결혼해~ 결혼이라는 게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인데.. 뭐 하고 나서 후회해보는 것도 괜찮지. 정 안 맞으면 이혼하면 되는 거고~
도진: 페퍼가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나봐요. 우리 연애 기간도 사실 그렇게 길지도 않구요. 그래서 몇 년 더 연애하고 나서 결혼하려고요.
호시: 근데 두 사람 한 집에서 살지 않아? 사실상 동거잖아.
페퍼: (얼굴이 빨개지며) 하..하긴 그렇지.
호시: 응? 얘 좀 봐. 왜 갑자기 얼굴이 이렇게 심하게 빨개져? 설마... 둘이.... 원래 각 방 썼잖아. 방 합친 거야?
페퍼: (얼굴이 더 빨개짐) ........................
도진: 아.. 네.. 맞아요. 이제 같은 방 써요.
인난나: 아니 그럼 사실상 결혼이잖아. 사실혼이네. 그냥~
디아: 푸하하하하 이거 조만간 또 임신 축하해 줄 일 생기겠네.. 껄껄껄
페퍼: 아뇨! 피임 잘 하고 있어요!
인난나: 에휴~ 이 순진한 요정 아가씨야. 그건 모르는 거야. 피임 아무리 잘 해도 삼신할매가 개입하면 어떻게든 임신해. 멀쩡한 콘돔에 갑자기 미세한 구멍이 뚫려서라도 어떻게든 되는 게 임신이야.
페퍼: (도진을 쳐다보며) 어쩌지?
호시: 그냥 맘 편하게 지내. 애가 생기면 하늘이 내려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거지. 뭐~ 우리 유리도 그렇게 생겼는걸?
인난나: 근데 요즘 우리 가게에 DS 삼남매 애들 뜸한 것 같은데.. 걔들 바쁜가봐?
디아: 아. 걔들 요즘 다 연애하잖아. 온우주야 서큐랑 원래 사귀는 사이였고, 커벨이랑 춘향이도 남친 생겼대. 커벨은 무슨 수리 로봇이랑 사귀고, 춘향이는 일본 로봇이랑 사귄다던데? 전에 온우주랑 서큐가 놀러와서 그런 말 하더라구.
인난나: 그래? 연락해봐. 걔들도 부르자.
디아: 그렇잖아도 걔들한테도 오늘 호시 온다고 카톡 넣었어. 아마 좀 있다가 올 거야. 온우주는 서큐 점집 문 닫는 거 도와주고 같이 온다고 조금 늦을 거구.. 푸우 할아버지도 오신대.
인난나: 푸우 할아버지? 그게 누구였더라?
호시: 저희 결혼할 때 주례 서주셨던 스팀펑크 로봇 할아버지요. 호호
인난나: 아! 그 5분만에 주례사 마치셨던 훌륭한 분! 크으~ 무릇 주례사란 짧을수록 좋은 주례사인 법이지!
그리고 다시 산경 정 스테이션의 문이 열렸다.
커벨이 들어왔다. 그리고 그 옆에는 잘생긴 은발의 남자 로봇이 있었다. 에이온.. 이온이었다.
커벨: 와! 호시씨다!!! 잘 지냈어요? 어머 저 유머차에 있는게 아기구나!
이온: 처음 뵙겠습니다. 커벨의 남자친구 이온이라고 합니다.
디아: 오! 잘 왔어요! 껄껄 반가워요. 커벨 남친.. 이온씨..
그리고 바로 뒤를 이어 춘향이도 들어왔다. 물론 레오와 함께 였다. 레오는 선글라스에 야구 모자를 쓰고 힙합 바지에 야구 상의를 입고 왔다. 역시 대중 음악 작곡 로봇 다운 스타일이었다.
디아: 오~ 춘향이도 왔구나. 그 스타일 좋은 쪽이 남친?
춘향: 아저씨 안녕하세요! 네. 여기가 제 남친입니다.
레오: 하지메마시테.. 아니.. 안녕하세요. 레오라고 합니다. 하하하 반갑습니다.
춘향: 커벨 언니 왔네? 언제 왔어?
커벨: 나도 방금 왔어. 나 오고 한 1분 있다가 니가 들어오더라. 저기 봐.. 호시씨의 아기야.
춘향: 어? 아기구나. 어머. 호시씨. 순산 축하드려요. 호호
호시: 아유~ 두 분 축하 감사헤요.
커벨: 온우주는 언제 온대?
춘향: 나도 몰라. 서큐랑 뭐 선물 사들고 온다던데?
커벨: 아 맞다! 나도 선물 사와야 되는데...
춘향: 우리는 나중에 집들이할 때 사가자. 그게 낫지 않아? 언니?
커벨: 그런가?
춘향: (호시를 바라보며) 호시씨. 집들이 하실 거죠? 호호호
호시: 당연하죠. 조만간 날 잡을 게요. 호호
커벨: 근데 신랑은 어제 와요?
호시: 좀 전에 텔레그램 왔는데 보니까 회사 회의가 늦게 끝나서 조금 있다가 온대요.
디아: 그래.. 애 아빠가 와야지. 어쩐지 뭔가가 허전하더라.. 껄껄~ 기다려 봐. 내가 가게 문에 Closed 푯말 달고 올게. 이제 우리끼리 파티를 벌여보자구!
그렇게 간만에 풍성하고 화기애애한 삼남매 마을의 저녁과 밤이었다.
우리 아기 서유리는 스마트 유머차에 앉아서 인간, 로봇, 요정, 악마, 여신이 뒤섞인 이 모임의 기운을 느끼며 새록새록 잠들었다.
다음 편 계속~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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