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된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저곳 어딘가에 051 (최종회) 서울로 다시 이사간 지 1년이 지나 효미는 벌써 1학년 2학기의 초등학생이 되어 있었다. 친구 혜리와는 같은 학교에 들어갔는데, 바로 옆 반에 배정을 받았기에 쉬는 시간만 되면 효미가 옆 반에 놀러가든 혜리가 효미네 반에 놀러가든 하였다. 그리고 효미의 트라우마도 완전히 극복되어서 이제 더 이상 악몽을 꾸는 일도 없어졌다. 하교를 하고 효미는 서울에 다시 들어온 푸닭커리로 들어갔다. "어~엄마아~ 나 왔어~!" 효미는 나리에게 인사했다. 이제 효미는 나리를 엄마라고 부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어이구~ 우리 딸내미 왔쪄요? 학교에서는 재밌었어?" "응! 쉬는 시간만 재밌어서 그렇지만... 헤헤.. 수업 내용도 너무 쉽단 말야. 나 유치원 때 구구단까지 다 외웠는데 구구단은 2학년 때 배운대... 재미 없어.. 더보기 저곳 어딘가에 050 현식과 나리는 효미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 혹시 몸에 이상은 없는지 우선 확인하고, 정신적으로도 큰 충격을 받아 문제가 생기진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일단 몸에 다친 곳은 특별히 없었고, 다만 효미는 납치와 화재로 인한 충격 때문인지 악몽을 가끔 꾸기는 하였다. 그래서 심리치료와 최면치료를 통하여 정신적 안정을 찾아갔다. 하지만 효미는 준모에 대한 악감정은 별로 없었다. 그 불쌍한 아저씨 앞으로 어떻게 되냐고 걱정까지 해주는 착한 심성의 효미였다. 준모는 법대로 처벌을 받을 것이고, 뉘우치는 바가 크니 그 마음을 계속 유지한다면 새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초심을 유지하지 못하여서 일을 그르치니 그 때의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준모의 미래를 결정하는 방향타가 될 것이다. 호준이는 .. 더보기 저곳 어딘가에 049 저승사자를 따라간 은희는 강물 앞에 섰다. 강가는 안개로 자욱했는데, 다른 영혼들과 저승사자들도 강 앞에 모여 있는 것은 보였다. "여기서 배 기다리는 건가요? 영화 보면 배타고 저승 강 건너던데..." "영화를 너무 많이 봤구나. 근데 맞아... 지금 배 기다라고 있다네. 요즘 뱃사공들이 부분 파업을 해서 배차 시간이 길어졌어." "저승에도 그런 게 있나요? 근데 이 강 이름은 뭔가요? 요단강? 삼도천? 레테의 강?" "아니.. 이 강 이름은 '이름 없는 강'이야. 진짜 이름이 없는 게 아니라 그냥 이 강 고유명사가 '이름 없는 강'이지. 그런데 여기서 죽다가 다시 살았던 사람들이 진짜 이름이 없는 줄 알고 레테인지 라떼인지 하면서 멋대로 이름 붙인 거야. 그나저나... 당신, 어쩔려고 그런 짓을 한 .. 더보기 저곳 어딘가에 048 누군가는 지나가는 일 중 하나라고 말하고 누군가는 기적의 순간이라고 말한다. 어떤 이는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읽고 단순한 모험 이야기라고 말하고, 어떤 이는 껌종이에 적힌 성분표를 보고 우주의 비밀을 알아챈다. 눈 앞에서 선지식이 지나갔다는 말이 있다. 스쳐지나가는 찰나에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사건을 놓쳤다는 말이다. 하지만 자신에게 일어난 일의 순간에 큰 의미를 찾아내서 깨달음을 얻는 사람도 있다. 자신의 과오로 죽을 뻔한 효미를 살려낸 준모는 깨달음을 얻었다. 효미를 구했을 때의 그 감사함에서 무언가를 이해한 것이었다. 적어도 자기는 부모님이 보살펴 줄 경제 여건은 된다. 비록 귀신이 보이는 환각 때문에 고생했다고 하더라도 자기는 최소한 사지는 멀쩡했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더보기 저곳 어딘가에 047 효미는 준모가 맨날 자물쇠로 방문 걸어잠그는 거랑 화장실 문 앞까지 쫄래쫄래 따라오는 것 말고는 신경 거슬리는 건 없었다. 납치범 치고는 의외로 친절했는데, 효미 심심하지 말라고 휴대용 TV까지 준비해두었다. 그러다보니 효미는 이제 무서워 하는 감정은 없어져서 준모에게 더 많은 걸 물어보고 서로 대화했다. "아저씨, 왕따죠?" "응? 나 왕따 아닌데요? 완전 인싸거든~" "췟, 거짓말... 나랑 같이 있는 동안 어떻게 친구들한테서 연락이 한번도 안 오냐? 나는 내 친구들이랑 맨날 연락하는데... 친구들 보고 싶다. 언니랑 아빠도 보고 싶고.. 혜리는 서울에서 뭐 하고 있을까?" 준모는 어릴 때부터 귀신을 보는 이상한 아이로 친구들 사이에서 낙인이 찍혀 친구를 사귄 적이 없었다. 그래서 더더욱 컴퓨터 세상.. 더보기 저곳 어딘가에 046 효미는 이제 그래도 좀 안정이 되어서 침착해졌다. 그래서 준모에게 자기를 왜 납치했는지 물어보았다. 전에 준모가 뭐라고 말은 했는데 그 땐 효미가 너무 놀란 상태라서 무슨 말을 했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내 수호천사님이 말씀하셨어. 효미 성녀님이 나를 구원해 줄 사람이라고.. 그리고 얼마 뒤 음력 보름이 그 시간이 될 거라고도 하셨어. 그 때가 지나면 난 효미 성녀님을 집으로 보내줄 거야. 해치지 않을테니까 그 때까지만 좀 참아줘. 부탁해." "그런데, 내가 어떻게 아저씨를 구원해주죠? 난 그런 거 할 줄 몰라요." "사실 나도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어. 나도 계속 생각 중이야. 하지만 어찌되었건 그 날이 되면 모든 것이 밝혀지겠지." 효미는 생각했다. 이 아저씨가 정상은 아닌 건 맞는데 .. 더보기 저곳 어딘가에 045 당산나무 할머니가 말했다. "그 청년한테 접신이 안되믄 접신이 될 수 있는 다른 사람을 찾아가가꼬(찾아가서는)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접신이 될 수 있는 다른 사람이요? 누굴 찾아가야 할까요?" 은희가 물었다. "새댁이랑 주파수가 비슷한 사람을 찾아가야 안되겠나? 예를 들어 애 아빠라든가, 주위에 이웃 중에라도 찾아보믄 있을끼야. 그카이까네(그러니까) 몇 명한테 시도해봐라." "네, 주파수가 비슷한.... 감사합니다! 한번 해볼게요!" 은희는 곧장 현식을 찾아갔다. 주파수가 자기와 비슷하다면 분명 살아 생전 남편이었던 현식일 것이었다. 효미를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공통점이 분명 있지 않은가? 푸닭커리는 지금 임시휴업상태였다. 현식도 나리도 지금 일할 상황이 아니었기에 지금 안절부절 못하고만.. 더보기 저곳 어딘가에 044 은희의 시점.. 계속 은희의 영혼은 계속 효미를 납치한 차량을 따라갔다. 도착한 곳은 한적한 어느 전원의 2층집이었다. 그 청년은 2층으로 효미를 들어 옮긴 후 방문을 잠그었다. 은희는 어쩔 줄 몰라서 소리도 질러보고 청년을 붙잡아보려고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살아 있는 사람의 귀에는 은희의 소리가 들리지도 않았고, 은희의 팔은 홀로그램처럼 그 청년의 몸을 통과할 뿐이었다. 은희는 예전에 효미의 눈에는 자주 보였듯이 효미의 눈에라도 보여보려고 애를 썼으나 이상하게 효미의 눈에도 자신의 모습이 보여지지 않는 것 같았다. 왜 그런지 도저히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은희는 그래도 상급신에 속하는 마을 수호신인 당산나무 할아버지, 할머니의 도움을 받는 수 밖엔 없었다. 그리하여 곧장 당산나무를 찾아갔다. 전에도 .. 더보기 이전 1 2 3 4 ···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