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진행중인 글/DS 삼남매

DS 삼남매 본격 에피소드 0035 (로맨스의 시작 & 여우들의 이야기)

728x90

DS 삼남매 본격 에피소드 0035 (로맨스의 시작 & 여우들의 이야기)

도진의 떡볶이 가게인 '떡볶이 고추의 추억'에 딸려 있는 두 개의 방 중 한 개의 방 문이 열렸다. 페퍼였다.

페퍼: 어우~ 대가리 깨질 것 같네.. 내가 어제 얼마나 마신 거야? 근데... 어제 일.... 헉!

그렇다. 페퍼는 어제 있었던 일이 드문드문이지만 기억이 났다. 도진에게 키스를 갈겼던 일. 도진이 진지하게 시작해보자고 했을 때, 응!이라고 대답했던 일...

페퍼: (얼굴 빨개지며) 아씨~ 쪽팔려... 저 인간한테 내가 뭔 짓을... 아오~ 저 인간 기억하고 있을래나? 기억하겠지? 어제 보니까 별로 취하지도 않았던 것 같은데.. 근데... 사귀기로 한 거 유효한 거 맞지? 아 몰라~ 화장실에나 가자.

화장실 문 벌컥!

화장실 변기에는 도진이 걸터 앉아 큰 일을 보고 있었다.

도진: 으악! 야! 노크 좀 해라.

페퍼: (손가락으로 코를 막는 시늉을 하며) 아! 쏘리~ 아유~ 냄시~ 캬캬캬캬 (다시 문 쾅! 닫아줌)

도진: 어휴~ 저걸 그냥~ 근데... 쟤 어제 일 기억하고 있을까? 사귀자고 내가 그랬고, 쟤는 Yes라고 했는데 쟤가 기억을 못하면 어떡하지? 에휴~

도진이 볼 일을 다 보고 화장실에서 나와서 페퍼의 방 문을 노크했다.

도진: (똑똑똑) 페 대위! 나 볼 일 다 봤어. 들어가도 돼.

페퍼: (방 안에서) 응~ 좀 있다가 니 똥 냄시 다 빠지면 들어갈게. 캬캬캬캬캬

도진: (문 앞에서 주먹을 드는 시늉을 하며) 어우~씨! 저걸 콱! 쟤 어제 일 정말로 기억 못하나? 

잠시 후 페퍼는 화장실에 들어가 볼 일을 본 후, 도진의 방 문에 노크를 했다.

페퍼: (똑똑똑) 나도 볼 일 다 봤어. 너 이제 가게 문 열 준비해야 되지? 씻어.

도진: (방 안에서) 응~ 나도 니 똥 냄시 다 빠지면 들어가려고~

페퍼: 야! 내 똥에선 냄새 안 나!

도진: (방 문을 열며, 목에 수건을 두른 채) 그래? 확인 들어갑니다잉~ 근데, 페퍼야. 너 어제 일 기억 나?

페퍼: (얼굴이 갑자기 확 빨개지며) 응? 어... 응... 기억이야 나지. 

도진: ...... 얼굴이 빨개지는 것 보니까 다 기억이 나는구먼... 다행이다.

페퍼: 뭐가 다행이야?

도진: 단도직입적으로 물을게. 우리 오늘부터 1일이기로 한 거.. 유효하지?

페퍼: ........ 그러니까... (작은 목소리로) 으..응....

도진: 뭐라고? 잘 안 들려? 페 대위! 목소리가 이것 밖에 안 됩니까?

페퍼: (여전히 작은 목소리로)... 니 말 맞다고~

도진: 어허~ 아직 목소리가 작습니다. 요정군 군기가 이것 밖에 안 됩니까아!

페퍼: 아씨! 오늘부터 1일 맞다고! 됐지?

그러면서 페퍼는 도진의 뒷통수를 팍! 후려갈겼다.

페퍼: 속 시원하냐?

도진: 응. 시원하네. 지기야~♥. 푸하하하하

페퍼: 어우~ 자기야라고 하지마. 몸에 소름 돋아.

도진: 그럼 뭐라고 불러?

페퍼: 그냥 페퍼야라고 불러.

도진: 그럼 넌 날 오빠라고 불러.

페퍼: 싫어.

도진: 왜?

페퍼: 병장 나부랭이가 자꾸 대위한테 기어오른다.

도진: 난 옛날에 제대했다. 그리고 요정군대도 안 나왔다.

페퍼: .... 그럼 골라라. 1. 인간. 2. 도진. 둘 중 뭐 할래? 

도진: 3. 오빠

페퍼: 3은 없어.

도진: 니 맘대로 불러라~ 에휴~ 고집은 진짜... ㅉㅉㅉ

페퍼: 알았어. 자기...(페퍼가 자기 입을 틀어 막으며) 압! 니가 아까 자기라고 말하는 바람에 헷갈렸잖아. 

도진: 오~ 좋네~ 자기~ ㅋㅋㅋ (음흉한 표정으로) 그럼 얼른 씻고 올게~♥ 조신하게 침대에서 기다리고 있어~♥

페퍼: 총 꺼내 와야지...

도진: 야! 대한민국은 총기 소지 금지인 거 몰라? 이거 신고해야겠네~

페퍼: 빨리 쏴버려야겠네~

도진: (머리를 페퍼의 몸통에 툭툭 박으며) 쏴봐~ 쏴봐~ ㅋㅋ

페퍼: (도진의 머리가 페퍼의 가슴에 닿자) 이 미친 놈이! 어딜 만져? 진짜 죽고 싶나?

도진: 조선 후기에 일족이 이 땅에 정착했다면서 아직 한국말이 서투르나? 만진다는 건 손을 사용하는 거고~

페퍼: (손으로 도진의 입을 탁 치면서) 아! 이게 만진다는 거구나.

도진: 어푸푸! 이건 때리는 거고!

그렇게 아웅다웅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커플, 도진과 페퍼였다.

--------------------------
그 시각 구미호 소희의 본가인 금강산 폐사찰... 여우신 키츠네마루와 소희는 어디서 공사 물품과 인테리어 용품을 잔뜩 사서 소희가 모는 트럭을 타고 마당에 정차했다. 참고로 소희도 운전면허 1종은 있다.

여우신은 츄리닝 차림에 머리띠를 질끈 두른 20대 남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고, 소희는 원래 스타일과는 다른 몸빼 바지 차림으로 하고 있었다.

여우신: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후우~ 염라대왕이랑 미팅하는 줄 알았네.. ㄷㄷㄷ 이야~ 우리 자기, 운전 실력이 F1 수준인데~ 스릴감이 넘쳤어. 하하하하;;;

소희: 내가 좀 험하게 운전은 하지만 사고는 절대 안 내~ 걱정마. 키쨩~

여우신: 그래도 낭떠러지 길에서 드리프트 같은 건 좀 하지 마. 내가 우리 자기 걱정 되서 그래~ 끼이익! 하면서 급커브 트는데... 우와~진짜 심장 멎는 줄 알았어.

소희: 걱정도 팔자셔~ 내가 이 산 길은 다 외우고 다녀~ 돈 워리~

여우신: 에고~ 이 세계관 여자 캐릭터는 전부 고집이 황소 고집인가?

소희: 응? 뭔 세계관?? 게임을 너무 많이 했나? 무슨 세계관이 어쩌구 캐릭터가 저쩌구..

여우신: 아.. 아냐.. 하하하 일단 빨리 공사 좀 하자.

여우신은 전에 소희의 폐사찰에 놀러왔을 때 소희의 집이 너무 초라한 것을 보고는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소희에게 자기가 일본에서 인간 행세도 가끔씩 했는데, 그럴 땐 공사판에서 노가다 일도 많이 했다면서 간단한 공사나 인테리어 같은 건 자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희의 집을 좀 수리해주고 예쁘게 꾸며주고 싶다고 했고, 소희도 그렇게 하자고 찬성했던 것이었다.

여우신: 여기 창틀 와꾸를 내가 짤게.. 자기는 저기 구루마에 가꾸목 좀 실어 와줄래?

소희: 이야~ 일본식 용어 들어보니까 진짜 전문가 같은데~ 케케켕~


그렇게 대략 공사를 마치고 내부 청소도 하고 인테리어도 대략 꾸미고 난 다음, 외벽에는 구미호 소희의 하얀 털과 같은 흰색으로 페인트칠을 했다. 그리고 소희가 벽에다가 빨간색 페인트로 하트를 크게 그린 다음 그 밑에다가 '소희 ♥ 키쨩 Forever' 라고 글씨도 써 넣었다.

여우신: 아이고~ 카와이이~ 우리 자기 너무 귀여운 거 아니야?

소희: 케케켕~ 이런 게 센스 아니겠어? 근데, 이렇게 나 도와줬는데.. 난 뭘 해주지? (섹시한 눈빛으로 여우신을 바라보며) 불타는 사랑? 후훗

여우신: 오우야~ 너무 섹시하잖앙~♥

그러면서 여우신은 소희의 어깨에 슬쩍 손을 올렸다.

소희: (여우신의 손을 탁 치우며) 이런 건 밤에 해야지~ 키쨩 너무 음흉해~♥

여우신: 너무 급했나? 크흥~

소희: 근데 키쨩... 키쨩은 어떻게 神이 된 거야? 쉽지 않았을 건데...

여우신: 아. 난 원래부터 여우는 아니었어. 난 원래는 인간이었어.

소희: (놀라며) 와우! 정말???

여우신: 응.. 근데 인간이었을 때의 기억은 거의 안 나. 

원래 영혼은 인간만이 가지는 것이야. 동물령 같은 건 본질적으로 없어. 동물령이라고 인간들이 착각하는 건 뭐냐 하면, 원래 인간이었던 영혼이 떠돌아다니다가 동물한테 붙은 거야. 그런데 동물 몸에 오래 있다보니 자기가 인간이었다는 자의식은 사라지고 자기를 그냥 동물이라고 착각하는 영혼이 동물령이야. 죽으면 물질적인 뇌가 없어지잖아. 그래서 금방 잊어버리는 거야.

어쨌든 난 일단 내가 인간으로 죽고 나서 여기 저기 떠돌아다니다가 어떤 여우를 봤어. 그 여우는 어느 농민 집에서 애완용처럼 키우는 여우였는데, 그 여우가 주인의 사랑을 듬뿍 받는 걸 보니 부럽더라구. 나는 이제 죽어서 사랑도 못 받는데... 그래서 나도 사랑 좀 받아보고 싶어서 그 여우의 몸에 좀 빙의해봤지... 그 주인의 손길이 너무 따뜻하고 사랑이 넘치는 것이 참 좋더라구. 그리고 참 희한한 것이 인간이었을 땐 날고기는 안 먹었을텐데.. 여우의 몸에 빙의가 되니까 왜 그렇게 날고기가 맛있던지... 물질 육신의 본능이라는 것도 영혼에 확실히 영향을 미치나 봐. 그렇게 평화로운 어느 날... 사무라이들이 내 주인 집에 쳐들어와서 칼로 주인을 베어 죽였어. 잘은 몰라도 내 주인이었던 분도 원래는 사무라이였는데, 어떤 사연이 있어서 숨어지내고 있었나 봐. 그리고 사무라이들이 주인집에 불을 질렀지. 난 너무 겁이 나서 일단 무조건 도망쳤어. 도망치다가 너무 슬프더군.. 나를 그렇게 사랑해주던 주인이 허망하게 죽었다는 사실이 말이야. 

여우신은 그 때가 떠올랐는지, 슬픈 눈망울을 하고 있었다.

여우신: 그렇게 이제 야생에서 혼자서 살아가는 순간이 온 것이지. 난 본능대로 사냥을 했어. 그러다가 벼랑에서 실수로 굴러떨어지고 크게 다쳤어. 난 이제 죽는구나... 싶었지. 그런데 그 산의 산신령이 나타나서 나를 찬찬히 살펴보더라. 

그러더니 "너는 평범한 여우가 아니라 인간 영혼이 씌인 여우구나. 내가 너를 살려줄 터이니 나의 제자가 되지 않겠느냐? 원래 인간이었던 너의 영혼은 도를 닦고 성불하여 좋은 곳으로 가야하지 않겠느냐? 그것이 대자연의 순리니라." 라고 말하는 거야.

나는 일단 무조건 살려달라고 했지. 한번 죽어봤어도 또 죽는 건 싫더라구. 그렇게 난 살아나고 치료를 받아서 그 산신의 제자가 되었어. 그리고 온갖 신기한 도술을 배우고 참된 자연의 도에 대한 가르침과 참선 수련을 꾸준히 했지. 먹는 것도 산신 스승님이 만들어주시던 仙食(선식)만 먹었어.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나에게 희한한 신통한 능력들이 생겨난 거야. 그리고 스승님은 나에게 세상 가여운 사람들을 돕는 존재로 살아가라고 하산을 명하셨고, 나는 도술로 인간으로 변신한 채 억울한 자들... 불쌍한 자들.. 가난한 자들을 돕고 다녔지. 그러다가 홋카이도의 설산까지 흘러들어가게 되었어. 호시가 사는 그 요정 마을이 있는 설산 말이야. 거기서 겨울 추위에 설산에 고립된 인간 무리들을 만났어. 나는 인간으로 변신해서 그들의 탈출을 돕다가 눈사태를 만나서 정말로 죽게 되었지. 눈덩이에 끼어있는 바위에 머릴 정통으로 맞았거든.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든 여우신은 소희에게 한 대만 필게~라고 허락을 구하고, 소희는 끄덕이면서 허락을 표시했다.
여우신은 담배를 한 대 쭈욱 빨고 연기를 길게 내뿜으며 말을 이어갔다.

여우신: 나는 이번에는 여우 모습의 영혼으로 그 설산을 배회했지. 인간의 흔적은 이미 다 지워져버렸으니까.... 그러다가 그 설산의 산신령을 만났어. 可愛い お姬様(카와이이 오히메사마)라고 어린 여자애처럼 생긴 여자 산신령이었는데, 실제 나이는 완전 할망구야. 어쨌든 그 산신령이 나의 영혼을 슥 쳐다보더니, 선업이 많은데 성불하여 극락으로 직행할 정도까지 쌓인 건 아니라서 안타깝다며 제안을 하는 거야. 자기가 관리하는 산에 있는 작은 신사가 있는데 거기의 신으로 있으면서 더욱 선업을 쌓아보는 게 어떠냐면서... 그리고 도술로 새 여우 육신을 구해주겠대~ 그 대신 뚜렷한 명분이 없는 한 이 산을 떠나지 말고 자기를 보필해달라고 했지. 난 그렇게 그 산신과 계약을 맺고 그 작은 신사의 주신(主神)으로 살아온 거야. 그러다가 일본도 산업화가 되면서 산구석에 있는 작은 신사 같은 건 인간들에게 잊혀져 갔고, 폐신사가 되어 방치되던 중에 호시와 민준이를 알게 된 것이지. 그래서 한국까지 오게 된 것이고..

소희: (입을 다물지 못하며) 키쨩! 그렇게 대단한 여우인 줄 몰랐어. 선업이 많이 쌓여서 신까지 될 수 있었구나. 내가 대단한 여우를 남친으로 두고 있는 거였어. 

여우신: (자기 머리를 슥슥 긁으며) 케켕~ 뭐 대단할 것까지야~ 그럼 우리 자기는 어떻게 살아왔어?

소희: 나는 원래 평범한 백여우로 태어났어. 그런데 먹을 게 부족하던 어느 날, 산삼 같이 생겼는데 산삼은 아닌.. 이상한 풀뿌리 같은 걸 먹었어. 배고파서 그냥 아무거나 먹었거든. 그 이후 꼬리에 나뭇가지처럼 다른 작은 꼬리들이 자라나기 시작하는 거야. 처음엔 내가 이상한 거 먹고 이상한 병에 걸린 줄 알고 얼마나 무서웠는데.. 나 곧 죽겠구나 싶었어. 그런데 몇 개의 꼬리가 자라나던 어느날 밤... 글쎄 여기부터는 나도 기억이 꼬여 있는데, 꿈에서 내가 여자 인간이었는데, 은장도로 내 심장을 찔렀고.. 그 다음은 기억이 안 나... 그러다가 내가 공중에 떠서 푹 자고 있는 나 자신이 보였고... 내 몸 속에 내가 다시 들어가는 꿈이었어. 

소희는 손가락으로 허공에서 자기 몸으로 다시 영혼이 들어가는 재스처를 취했다. 

소희: 근데 키쨩이 아까 동물령에 대해 말해준 것 있잖아. 원래 동물령은 본질적으로 없고 인간의 영혼이 동물에 빙의 되고 인간으로서의 기억과 자의식이 사라지고 자기를 동물이라고 인식한 영혼이 동물령이라고 한 거... 그걸 듣고 이 기억을 다시 떠올려 보니.. 이제 여태 기억이 꼬여있었다고 한 수수께끼 같은 퍼즐이 맞춰지네.. 내가 영혼이 없는 순수 여우였을 때의 기억과 인간 여자 귀신이었을 때의 기억이 서로 짬뽕되어 섞였나 봐. 구미호가 되기 시작한 이 여우 육신에 원래 나의 본질인 영혼이라고 할 수 있는 은장도로 자결한 여자 귀신이 이 구미호 육신에 들어온 건 가봐. 그 꿈이었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사실은 인간이었을 때 남은 희미한 기억이었나 보네. 근데 내가 왜 은장도로 자결한 거지? 

소희는 여우신이 은장도에 대해 잘 모를까봐. 은장도의 대략적인 길이를 두 손바닥을 마주보게 해서 10cm정도의 간격을 표시해줬다.

소희: 옛날 조선에서는 여자들이 장신구 겸 절개를 지키기 겸용으로 은장도를 차고 다녔거든. 누가 나에게 안좋은 짓을 하려고 했거나 당했나? 당최 기억이 나야지 원~ 어쨌든 그렇게 구미호로 살면서 구미호적 본능에 이끌려 남자들을 많이 홀려서 간도 빼먹기도 하고 그렇게 살다가 

이 나라 조선에도 신문물이 들어오기 시작했어. 그러다가 키쨩네 나라 인간들이 이 나라를 강제로 식민지로 삼기도 하고.. 또 이 나라 인간들이 둘로 갈라져 서로 죽고 죽이다가 또 통일이란 걸 하고나서 인간들의 과학기술이 엄청 빨리 발달하더라구. 그러면서 이제 인간들에게 내가 유혹할 여지도 줄어들었어. 내 환술이 먹힐 틈도 없이 인간들은 자기 스마트폰 화면에 다 홀려있었지. 그래서 난 보름달이 뜨던 어느날 밤 결심을 했지. 사람도 이제 안 오는 산속 생활은 접고 인간들 틈에 끼어들어 살자고.. 그렇게 나는 인간 세상에 나가서 인간처럼 행동하고 일을 하며 살기 시작했어. 처음엔 간이 튼실해 보이는 인간을 잘 홀려서 간 빼먹을 생각이었고 초반 몇명은 그렇게 했어. 그런데, 갈수록 뭔가 범행 뒷처리가 점점 힘들어지는 거야. 옛날엔 인간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갔을 작은 흔적들을 가지고 분석이네 뭐네 하면서 자꾸 뒤를 캐면서 내 정체가 탄로날 것 같은 거야. 그래서 나는 몇번이고 외모를 바꾸고 거주지를 옮겨다니면서 신분세탁을 했지. 그것도 한두번이지 얼마나 귀찮은데~ 그러면서 인간의 간 말고 인간이 먹는 다른 음식들을 어쩔 수 없이 많이 먹을 수 밖에 없었고 먹다보니 적응이 되고 맛있더라구~ 그래서 이제 인간의 간 사냥을 끊게 되었지. 케케켕~ 그러다가~~~ 이렇게 지금 나의 멋진 남친을 만나게 된 거고.. 

여우신: 우와 소희.. 우리 자기 인생도 그냥 영화 한편짜리다. 너무 감동적이야~♥

소희: 감동? 별로 감동적인 장면은 없을 건데.. 키쨩이 인간을 위해 헌신했던 경험이 진짜 감동적이지~♥

여우신: 어우~ 몰라. 우리 둘다 감동적 인생을 살았다고 치자~ 케케켕

소희: 그래. 뭐.. 앞으로 우리 둘이 계속 영화처럼 다큐처럼 그렇게 살면 되지~ 포호홍

-다음 편 계속~ 두둥~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