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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중인 글/DS 삼남매

DS 삼남매 본격 에피소드 0019 (서민준과 호시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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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 삼남매 본격 에피소드 0019 (서민준과 호시 0002)

그렇게 민준의 다리는 조금씩 나아져서 절뚝거리긴 하지만 어느 정도 걸을 정도는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밤, 민준은 잠이 오지 않아 밤하늘 구경도 할 겸 집 밖을 산책했다. 달빛이 쌓인 눈에 반사되어 조명 역할을 해주었고 그렇게 보이는 호시네 전통 가옥 마을은 마치 동화 속 그림 같았다. 그러던 중 민준은 어디선가 들리는 신비로운 여자 목소리를 들었다. 주문 같기도, 노래 같기도 한 그 소리를 따라서 간 곳에서 민준은 놀라운 장면을 보았다.

달 빛 아래 눈 쌓인 둔덕에서 호시가 전라의 모습으로 호시는 달을 보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호시의 등에 날개가 있었다! 마치 잠자리 날개 같은 반짝이는 날개였다. 그것은 만화에서나 봤던 팅커벨의 날개 같았다.

민준은 너무 놀라서 '으악!'이라는 비명도 나오지 않았다. 그저 그 모습을 멍하니 쳐다볼 뿐이었다. 그러다가 호시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두 손으로 자기 가슴을 가린 채 인기척이 나는 곳을 쳐다보았다. 민준이었다. 호시도 너무 놀랐다. 우선 황급히 옷을 챙겨 입고 민준에게 다가갔다.

호시: 민준상! 저.... 지금 보신 건 못 본 걸로 해주세요. 쿠다사이!

민준: 도.. 도대체... 정체가 뭡니까? 요정이기라도 한 겁니까?

호시: ..... 아... 날개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신 거군요. 맞아요. 저는 설산의 요정입니다. 이 마을 주민 전체가 셋카이치조쿠(雪華一族), 설산의 요정족입니다. 저희는 인간들에게 정체를 숨기며 살고 있어요. 그러니 부디... 비밀로 해주세요. (눈망울 초롱초롱)

민준: .... 아.. 지금 너무 놀라서 말이 안 나오긴 한데... 세상에 정말 요정이 있다고??? 네... 뭐.... 어차피 다른 사람한테 말해도 믿어줄 사람도 없을 거예요. 비밀로 할게요. 그런데, 왜 정체를 숨기며 살고 있죠?

호시: 저희 일족만 그런 게 아닙니다. 세상엔 여러 부족의 요정들이 저마다 모여 살고 있어요. 인간 세상에 정체를 숨기면서 산다는 건 전세계 공통 철칙 같은 것입니다. 그리고 저희 일족은 과거 막부가 배신하여 멸족 당할 뻔한 역사도 있어서 더더욱 조심스럽게 살고 있어요.

민준: 그렇군요. 상관 없습니다!

호시: 네??? 뭐가 상관 없다는 거예요?

민준: (화들짝) 네??!! 아니... 잠깐 뭐가 상관 없다는 거지? 아.. 말이 헛나온 것 같네요. (발그레~)

호시: 같이 산책 좀 할까요?

민준: 네. 호시상과 이렇게 달밤에 산책도 하니 좋네요. 하하하 (아무말이나 하는 중)

호시는 민준과 산책하면서 이 마을에 대한 이야기와 자기가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리고 자기는 영혼이나 정령과 의사소통하는 재능이 있다는 말도 했다.

민준: 와! 정말 대단하시네요. 이 능력으로 인간 세상에 나가면 정말 유명 인사가 될 수도 있겠어요.

호시: (고개를 가로 저으며) 아녜요. 인간 세상은 무서워요. 그곳은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낯선 곳인 걸요~

민준: 아니... 저 아는 사람 한 명은 있잖아요.

호시: 네? 누구... 

민준: 저요! 저, 솔직히 호시상을 보면 자꾸 뭔가 가슴에서 따뜻한.. 뭐랄까.. 그런 것이...(얼굴 다시 발그레~) 아까 상관 없다는 말도.. 그게.. 진짜 뜻은... 호시상이 인간이든 요정이든 상관 없... 읍!!!!

그 순간 민준은 말을 이어갈 수 없었다. 호시의 입술이 민준의 입술을 덮쳤기 때문이다.

호시: (입술을 떼며) 이런 느낌이죠? 저도 사실.... 민준상을.... 처음 볼 때부터 이유 없이 심장이 뛰었어요. (얘도 발그레~)

그렇게 민준과 호시의 사랑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둘은 할머니와 마을 사람들의 눈을 피해 즐거운 데이트를 즐겼으나 민준의 다리는 거의 다 나아갔고, 또 눈도 좀 녹아서 교통편이 다닐 수 있게 되었다. 민준이 떠날 시간이 온 것이다.

민준은 호시의 곁을 떠나기 싫었으나 어쩔 수 없었다. 호시 역시 민준과 헤어지기 싫었다. 이제 내일 민준이 비자 날짜가 다 되어 떠나야만 하는 날...

둘은 속앓이를 했다. 그러던 중 호시의 할머니가 둘을 불렀다.

할머니: 얘야. 내 손녀 호시야. 그리고 한국 청년 민준상... 나는 이미 다 눈치 채고 있었다네. 너희들 둘이 벌써 불타오르는 사이가 된 걸 말이지. 그리고 민준상도 이 마을의 정체를 다 알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 그러니 더 말을 편하게 할 수 있겠군. 호시는 잘 알겠지만, 나에겐 예지력이 있지. 그래서 너희 둘이 사랑에 빠질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어. 또한 호시가 언젠가는 인간 세상으로 나가야 할 팔자라는 것도 알고 있었지. 하지만 인간에겐 정해진 운명인 사주 말고도 자유의지라는 정해지지 않은 운명도 있어서, 호시가 인간 세상으로 나가긴 나가는 사주이지만, 그곳이 여기 일본일 수도 있고 외국일 수도 있었지. 그런데 그곳이 한국이겠구만.. 홀홀홀

호시: 하... 할머니... 

할머니: 얘야. 너는 이 마을에서 태어나 이 마을에서 죽을 팔자가 아니란다. 나가거라. 인가들을 이롭게 하는 것이 너의 정해진 사주란다. 그곳이 한국이면 더욱 좋다. 넌 서쪽으로 가야 더욱 잘 될 사주를 타고 났거든. 그리고 오히려 일본에는 너를 잘 아는 인간들이 없지. 한국에는 민준상이 있지 않니? 떠나거라.

민준: 할머니.... 

할머니: 민준상.. 아니지. 자네 운명을 모두 말해줄 수는 없지만, 이건 말해줄 수 있지. 자네의 붉은 실은 호시와 이어져 있다네. 내 손녀딸을 잘 부탁하네.

그렇게 호시와 민준은 한국행을 선택했다. 호시는 아무 연고도 없는 한국에 가는 걸 망설이기도 했지만, 요정 특유의 정신력으로 굳센 각오를 했다. 이 남자와 함께 인생을 걸어보기로... 호시의 마음 한켠에서도 바깥 세상에 대한 동경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국행 비행기 안...

민준: 호시야. (벌써 민준은 호시상에서 그냥 호시, 호쨩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호시 역시 민준을 한국식으로 오빠라고 부르기로 했다.) 한국에 가면 제일 먼저 뭐 하고 싶어? 

호시: (설레는 표정으로) 오빠. 난 한국에 가면 광장시장 육회를 제일 먼저 먹어볼거야. 유튜브 보니까 맛있어 보이더라. 그리고 매콤달콤한 떡볶이도 먹고 싶고, 뜨끈한 닭한마리 먹고 남은 국물에 칼국수 사리 넣어서 호로록 먹고 싶고... 거기... 어디더라? 아! 남산! 남산 가서 우리 자물쇠도 채워서 사진 찍고 인스타에 올리고 싶어. 그리고 간장게장! 쇼츠랑 틱톡 보니까 일본인 관광객들이 다 좋아하더라. 나 한번도 못 먹어봤어. 진짜 먹어보고 싶어!

민준: 하하하 호쨩은 남산 빼고 다 먹을 거네.. ㅋㅋㅋ 아이고 알았어. 그리고 내가 사는 동네에 진짜 떡볶이 맛집이 있어. 가게 이름이 '떡볶이 고추의 추억'인데, 거기가 숨은 맛집이야. 호쨩도 정말 좋아할 거야. 

호시: 와아! 신난다. 꼭 사줘야 해~ 한국식으로 '오빠가 쏘는 거다!' 나 한국 드라마 보면서 한국 문화 공부도 많이 했어. 연장자가 쏘는 거라매? 크크큭

민준: ....... 일본식으로 더치페이는 어떨까?

호시: 한국에 가면 한국법을 따라야지~ 무슨 소리야? ㅋㅋ 저는 서방님 나라의 법을 따르겠사와요.. 호호호

민준: (발그레~) 허험! 서방님? (씨익~) (마음 속으로: 서방님이라고 했다!)

서방님이라는 말에 민준은 그냥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민준과 호시는 한국에 도착했다. 민준의 집은 서울 종로구 명륜동이었다. 그리고 호시는 일본에서 수공예품 인터넷 판매로 모은 돈이 있어서 그 돈으로 홍대쪽에 있는 오피스텔에 전세 들었다. 그리고 호시가 사는 오피스텔은 파파 디아, 즉 디아블로의 퓨전 한식 레스토랑인 '산경 정 스테이션'에서 가까운 곳이었고, DS삼남매의 집과도 멀지 않았다.

민준은 요정인 호시의 기운 덕분인지 귀국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한 식자재 회사의 영업팀에 취직을 했다. 그리고 이 무슨 인연인가? 그 회사는 산경 정 스테이션에 식재료를 납품해주는 회사였다!

어쨌든 둘은 민준의 부모님을 찾아뵈었는데 부모님들은 호시를 매우 마음에 들어했다. 애가 예쁘지 착하지 자기 아들 하나 믿고 일본에서 한국까지 혼자 왔다니, 정말 예뻐할 수 밖에 없었다. 오히려 민준의 어머니는 민준에게 "쟤랑 결혼해라. 너도 서른이 넘었어. 장가가야지."라고 재촉까지 하셨다.

홍대와 명륜동은 가까워서 둘은 자주 만나 데이트를 했고, 호시네 오피스텔에서 같이 자는 날도 많았다. 그런 날마다 민준의 어머니는 민준에게 "집에 들어오면 죽여버릴테니까 아침 지나서 들어와라."라고 말씀하셨다. ㅋㅋㅋ

상황이 이렇게 되다보니 결혼 이야기도 서둘러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민준 어머니의 그런 응원에 힘입어 호시의 몸에 변화가 생겼다. 한번도 어김이 없었던 생리일이 맞지를 않자 호시는 설마하는 마음으로 임신테스트기를 사서 테스트 해보았다. 

'두 줄'

두둥! 임신한 것이다. 이 소식을 민준에게 전화로 알렸다.

호시: 오빠! 나 두 줄이야...

민준: (회사에서 일하다가) 응? 두 줄?? 김밥 먹고 싶어? 두 줄 사갈까?

호시: (한숨)후우~ 아니... 테스트기가 두 줄 이라고...

민준: 어? 테스트? 무슨 자격증 시험 봤니?

호시: (버럭)아니!!! 임신 테스트가 두 줄이라고!!! 아임 프레그넌트!

민준: 뭐? 임!!! (주위 눈치를 보며 작은 소리로)   임... 신? 진짜... 와악!(기쁨의 소리)

그렇게 민준은 기쁜 소식을 접하고 부모님께도 알렸다. 부모님은 하늘이 내려준 결혼 예물이라며 기뻐하셨고, 서둘러 둘이 집을 합쳐서 민준이 호시를 돌봐야 한다고 하셨다. 집 사줄 돈도 보태주겠으니 빨리 합치라고 성화셨다. 

그리고 호시의 할머니도 소식을 듣고는 매우 기뻐하셨다.

호시: 할머니에게 전화드려야지. (삑삑 뚜루루루) 모시모시? 오바쨩! 와타시! 닌신시마시타!

할머니: 오메데토! 마고무스메요~!

민준은 퇴근길에 작은 딸기 케이크를 사갔다. 호시가 딸기를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민준: 자기야! 딸기 케이크 사왔어! 근데 지금 몇주래?

호시: 그건 모르지. 내일 산부인과 가봐야 돼. 오빠도 같이 갈거지?

민준: 당연하지! 

호시: 읍읍~ 갑자기 입덧이... 읍읍

민준: 벌써??

호시: (씨익 웃으며) 장난이야. 벌써 입덧할 리가 있나~ 그래도 나 막 입덧 심해지면 오빠가 나한테 잘해줘야 된다~ 알았지?

민준: 알았어.. ㅋㅋㅋ 먹고 싶은 거 생기면 자다가도 다 사줄게. 남극의 눈이 먹고 싶어요. 목성의 가스가 먹고 싶어요. 이런 거 빼곤 다 해줄게.

호시: (째려보며 퉁명스럽게) 달도 따주겠다며?

민준: 아... 내가? 달 이야기를 내가 했던가? ㅎㅎㅎ 에라 모르겠다. 그래 다 해줄게. 플라이 미 투 더 문이다.. ㅋㅋㅋ

호시: 아 맞다. 오빠 동네에 떡볶이 맛집 있다며? 아직 거기엔 안 가봤잖아.

민준: 깜빡하고 있었네~ 알았어. 내일 병원 갔다가 떡볶이 집도 들르자.

호시: 앗싸! 맛없기만 해봐.

민준: 걱정마! '떡볶이 고추의 추억'은 진짜 맛집이라니까! 

호시: 떡볶이 먹고 나서 한강도 가자! 한국에 와서 한강 라면도 안 먹어봤어.. ㅠㅠ

민준: 오케이! 가보자고! ㅋㅋㅋ

호시: 근데... 지금 당장은 나 육회 먹고 싶어. 데헷~ 내일은 내일이고 오늘은 오늘이니까 지금 나가서 육회 먹으면 안 돼? 그리고 이상해.. 원래 생간 같은 건 별로인데, 아기가 원하나? 생간이 댕기네..

민준: 그래 뭐.. 지금 나가볼까?

그 때였다. 갑자기 집안 한 구석에서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르더니, 잠깐 잊고 있었던 인물이 등장했다. 바로 일본 여우신 키츠네마루(狐丸)였다. 한국에 오자마자 전국 여행하겠다며 사라진 그 문제적(?) 인물!

여우신: 케켕~ 호시 오랜만!

-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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