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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곳 어딘가에 019 이제 슬슬 가을도 다가오는데 아직도 산은 그 녹음을 자랑하고 있다. 단풍이 들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효미네 가족들은 일명 '여름 잘가 등산' 이벤트를 계획하여 경기도 부근에 있는 산에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로 했다. 물론 그 효미네 가족에는 나리도 포함이다. 봉사 활동이 없는 일요일 오전부터 아빠 현식은 푸닭커리 문은 닫고 주방에서 효미가 좋아하는 된장 소스 닭강정을 만들었다. 살짝 달달한 맛이 나는 이 된장 소스는 은근히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메뉴로 자리 잡았고 효미도 이 된장 소스로 만든 닭튀김류를 좋아하였다. 나리는 시장에 있는 맛집으로 소문난 고래가난다요 김밥집에서 참치김밥과 돈가스 김밥을 샀다. 가게로 오는 길에 현식네 집을 들러 효미를 데리고 같이 가게로 들어갔다. "아빠.. 더보기
저곳 어딘가에 018 시장 상인 노래자랑 대회에서 우승한 현식과 나리는 그 날 이후로 시장 상인들에게 인기인이 되었다. 시장 거리를 지나가다가도 듣는 말이 "어머~ 노래 잘 하는 사장님~" "가수 한번 해보지? 아가씨~ 마이크 잡는 손가락 모양부터 다르더라." 등등 노래에 관한 칭찬 일색이었다. 그리고 둘이 결혼할 사이라는 소문 역시 파다하게 퍼져서 "자네, 전생에 무슨 복을 지어서 저런 젊은 처자랑 재혼도 하는 거야?" "난 결혼 한 번 밖에 못 했는데.. 헐헐헐" "아가씨 그래도 저 사장님이 꽤 사람 좋고 알부자야." 라는 소리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다. 그 덕분인가. 푸닭커리는 더욱 사업이 번창하고 손님은 더욱 넘쳐서 알바 하나 더 뽑아야하는 건 아닌가하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날 유치원에서 돌아온 나리가 .. 더보기
저곳 어딘가에 017 "어머~ 사장님, 안녕하세요." 근처 건어물 가게에서 주인 아주머님이 오셨다. 그 분은 시장 상가 번영회 회장직을 맡고 계신 분이시라 번영회 공지 사항을 전달하러 온 것이라고 현식은 짐작하고 인사했다. "아! 회장님, 안녕하세요. 요즘 가게는 잘 되시죠?" "그럼요. 사장님이 추천해주신 책들을 보고 실천했더니 정말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오늘은 알려드릴게 있어서 왔어요." "무슨 일이신지..?" "이제 가을로 슬슬 접어들었잖아요. 이번에 우리 시장 전체 분위기도 좋고 해서 가을맞이 시장 상인 단합회를 하면 어떨까하고 상가 사장님들께 설문조사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사장님 의견은 어떠신가 하고요." "이야~ 저는 찬성입니다. 사장 사장님들과 요즘 그런 모임도 뜸했었는데, 상인 단합도.. 더보기
저곳 어딘가에 016 어느 날 오후 이제 푸닭커리 오픈을 하고 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다. 현식과 나리가 아직은 개시 손님이 없어서 한가하게 있다가 어떤 아저씨가 가게를 들어왔는데, 머리는 치렁치랑 길게 풀어헤쳤고, 못먹고 사시는지 팔다리는 가늘다 못해 미이라의 팔처럼 말라 비틀어져있었고, 수염도 긴 것이 꼭 롹 가수나 예수를 닮았다. 그리고 이마 한가운데 인당혈쯤 큰 점이 하나가 있고, 귓볼이 유난히 큰 건 부처를 닮았다. 도대체 어디서 구한 건지 모르겠지만, 흰 티셔츠에는 "Harmony / Happiness / Humanity / Hong Ik In-gan" 이라고 프린트 되어 있었다. 뭔가 노숙자스러운 분위기가 났지만 그래도 손님은 손님인지라 현식과 나리가 성실히 맞이하였다. "어서 오세요. 치킨으로 힐링하는.. 더보기
저곳 어딘가에 015 며칠 후 날을 잡아서 가게는 조금 늦게 열기로 하고 나리와 현식은 신혼살림에 필요한 물건들을 둘러보러 외출하였다. 우선 나리가 그렇게 바라던 8k TV에 AI 스피커도 둘러보고 냉장고, 세탁기 등도 둘러보았다. 물건들을 둘러보니 벌써 신혼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 둘은 침대 코너로 가서 침대를 둘러보았다. "나리야. 여기 안아봐. 진짜 푹신푹신하다." 현식이 한 침대 위에 앉아서 엉덩이로 방방 뛰어보았다. 나리도 침대에 앉아서 엉덩이로 방방 뛰어보니 정말로 쿠션감이 좋았다. "오오~ 진짜네~ 이거 어느 회사 침대야? 베이스? 오~ 좋구만..." 그때 현식이 나리 어깨를 확 감싸며 말했다. "좋아? 벌써? 진짜 좋은 건 아직 안 나왔습니다만.." 현식의 음흉한 미소를 본 나리는 웃으면서 현식을 가볍게.. 더보기
저곳 어딘가에 014 효미와 나리, 현식은 리쿠랜드라는 놀이동산으로 놀러갔다. 나리가 자유이용권을 싸게 구매하는 방법이 있다고 해서 자기가 구매할테니 정산은 나중에 월급에 붙여달란다. 이런 거 보면 참 알뜰살뜰한 나리다. 여튼 그렇게 현식은 베스트 드라이버를 자처하며 둘을 데리고 리쿠랜드까지 운전을 했고, 둘은 뒷좌석에서 푸른하늘 은하수 놀이를 했다. 저걸 아직도 한다는 걸 현식이 알고는 세월이 흐르고 기계가 진화해도 바뀌지 않는 것도 있다는 것을 느꼈다. 드디어 놀이동산에 입장했고 효미는 들어가자마자 과자랑 음료수를 사달라고 졸랐다. 다른 아이들이 손에 솜사탕이라든가 핫도그 같은 걸 들고 다니는 걸 보니 자기도 먹고 싶어졌던 모양이었다. 환타랑 치즈 타코야끼 꼬치를 두 손에 든 효미는 세상 다 가진 사람같은 표정을 지으며 .. 더보기
저곳 어딘가에 013 토요일 아침, 내일은 현식이 나리네 부모님을 상대로 일종의 면접(?) 보는 날이다. 일요일마다 봉사활동에 가기로 했지만, 봉사활동 멤버분들에게 들어보니 매주 가는 건 아니고 매달 2,4 째 일요일만 가는 것이라고 했다. 다행스럽게도 내일은 봉사활동 안가는 날이다. 그리고 현식도 원래는 일요일도 영업을 하였으나 봉사활동도 할 겸 봉사활동 안가는 날엔 이제 효미랑도 놀아줄 겸 일요일은 매주 가게를 쉬기로 했다. 제일 좋아하는 건 효미보다 오히려 나리였다. 나리는 드디어 빨간 날엔 쉰다고 진짜 직장인 같다고 좋아했고, 그 날은 하루종일 넷플 볼 수 있겠다고 폴짝폴짝 뛰었다. 효미는 뭐라는 줄 아는가? "아빠, 그럼 우리집 돈 덜 버는 거야? 가난해지는 거야?" 이러고 있었다. 현식은 푸하하 웃으면서 "아냐~ .. 더보기
저곳 어딘가에 012 집에 들어간 현식은 곤히 잠들어 있는 효미를 상상하며 살금살금 발소리를 내며 현관문을 열었으나 효미는 컴퓨터를 켜놓고 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 유명한 게임 문명을 하고 있었는데, 현식이 저 게임은 애들한테 어려운 게임 아닌가 싶었는데 효미는 재미있단다. 효미는 나중에 꿈이 한국 최초의 여성 UN 사무총장이라고 6살 때부터 말하고 다녔었다. 그래서 현식이 그 사이에 한국에서 여성 UN 사무총장이 나와버리면 어떡하냐고 물어보니까 "두번째 하면 되지. 인생 별 거 있어?" 라고 대답했었다. 쬐끄만 게 인생 별 거 있냐니.. 현식은 그 때 너무 웃겨서 배를 잡고 웃었다. 어쨌든 현식은 효미에게 "우리 딸, 안 자고 있었네? 또 문명 해? 지금 몇번째 세계 정복이야? 하하" 라고 말했고 효미는 게임을 하다 말고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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