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향기 C "땡글아, 집에 가자~" 난 그녀를 눈이 땡그랗다고 땡글이라 부르기로 했다. "아~쒸~ 아직 초저녁이구만... 더 놀다 가자. 응?" 커다란 눈을 깜빡거리며 가엾는 표정으로 공겨하는데, 도저히 베겨낼 재간이 없다. 나의 패배는 처음부터 정해진 것이었다. 결국 맥주 500cc 네 잔 더 싴 마시고 밖에 나갔는데, 이번엔 노래방엘 가잡신다. 노래방 주인이 시키지도 않은 서비스 시간을 계속 주는 바람에 두 시간을 두 명이서 불렀다. 목 아파 죽는 줄 알았다. 부른 거 또 부르고, 또 부른 거 또또 부르고... 휴우~ 다리 풀린 땡글이랑 같이 택시 타고 동네까지 가서 작은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인 땡글이네 집 대문까지 우리 땡글이 모셔다(?) 드리고, 대문 잘 열고 그녀가 들어가는 것까지 확인한 후 내 집으로 가.. 더보기 향기 B 이리저리 살펴보다 폰 뒷면에 작은 꽃모양 스티커가 붙어있는 게 눈에 뜨었다. 아뿔싸! 아까 그 귀요미랑 부딪쳤을 때 바뀐 것 같다. 그러고 보니 귀요미가 줍던 폰 색깔도 언뜻 보니 흰색 같았는데 기종도 같은 것이었나? 어쩌지? 그래 내 폰 번호로 전화해보자. 라며 다시 화면을 켰는데... 젠장 비번 걸려있네.. 그 순간 부르르 진동이 와서 놀라 하마터면 폰 떨어트릴 뻔 했다. 착신 분호가 내 폰 번호인 걸 보니 아까 그 귀요미랑 바뀐 게 맞나 보다. 내 폰엔 비번 안 걸려 있었던 게 다행이다. "여보세요." "네, 혹시 제 폰 가지고 계신가요?" 초롱초롱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그런 것 같네요. 아까 저랑 길에서 부딪히신 분 같은데..." "아! 아까 그... 분... 근데 왜 폰 바뀐 걸 몰랐.. 더보기 향기 A Ⅰ) 흰구름 몇 조각이 떠다니는 가을 파란 하늘.. 이른 오후... 토요일인데도 직장 업무가 있어서 오전에 회사에 나갔다가 생각보다 일이 빨리 끝나 일찍 귀가하는 중이다. 주말에 자는 늦잠만큼 꿀맛 나는 피로회복제도 없는데, 아침 일찍부터 무슨 푸닥거리인지... 에라, 잠도 다 깬 거 집에 가서 목욕가방 챙기고 사우나나 가야겠다. 그다음엔 캔맥주 몇 개 사서 케이블에서 해주는 영화나 봐야겠다. 이렇게 생각하며 집으로 걸어가는 중이다. 월급부터 시작해서 마음에 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는 회사. 집에서 걸어서 출퇴근이 가능하다는 게 유일한 장점이다. Ⅱ) 갑자기 바람이 분다. 길가에 쌓인 낙엽들과 흙먼지가 함께 날린다. 눈과 코에 먼지가 들어갈까 나도 모르게 얼굴이 찌푸려진다. 나는 가을이 참 좋다. 분위기니.. 더보기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