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판산장 썸네일형 리스트형 장판 산장 012 "그래서, 아까 말했던 것을 정리 한번 해보자. 우리가 누구인가? 이 세상에서 궁극적으로 해야하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것에 대해 수업했었지? 우리는 불사불멸의 영혼이며, 다른 모든 영혼들이 행복하게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해야하는 일이라고.. 그리고 또 이런 가르침과 지식들이 바로 막대한 부와도 연결된다고 말했지. 우리의 실체는 영혼이고, 육신까지 갖추고 있는 영혼인 우리는 상상하는 것을 만들어낼 수 있지. 그 중에서 자기자신의 정체성 혹은 부여받았다고 생각하는 천명에 대해 어떤 상상을 하느냐가 자기의 인생을 만들어내지. 그것은 진정한 창조라네. 예를 들어, 한서 자네... 민지와 만난 것이 우연인 것 같나? 잘 생각해보게. 민지를 만나기 전 혜린이라는 여자....." 순간 완전 깜짝 놀라서 "으악!! .. 더보기 장판 산장 011 Chapter 1 나는 누구인가? 영감님이 말씀을 꺼냈다. "자네들도 세상에 있는 수많은 서적들과 종교 지도자들의 이야기나 영상 자료들을 통해 지겹게 들었겠지만, "나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을 품은 적이 있나? "나는 누구이고, '나는 누구인가?'라고 생각하고 있는 그 '나'는 또 누구인가? 라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을 한 적이 있나?" 내가 말했다. "네, 그런 의문은 누구나가 품고 있지만 명확한 해답은 알 수 없었습니다. 저도 수많은 종교, 철학 관련 서적이나 유튜브, 다큐멘터리를 봤어도, 속 시원한 해답은 구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현생이 시급한지라 그런 답도 없는 의문에 골똘히 파묻혀 있을 여유도 없었고요." 할머니 여고딩님께서 말씀하신다. "그럴테지. 그건 정말 답을 얻기 어려운 문제이면서.. 더보기 장판 산장 010 어안이 벙벙해진 나는 눈만 꿈뻑거리고 있었는데, 땡글이가 그 두 분께 물었다. "여기가 어딘가요?" 할머니 여고딩님께서 말씀하셨다. "호홍, 아가들~ 일단 자리에 좀 앉아서 이야기하지구."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의자와 탁자를 만지며 살며니 문질러 보았다. 환영같은 게 아니었다. 분명히 의자와 탁자의 질감이었으며, 문지를 때 스윽~하는 소리도 들렸고, 살짝 차가운 온도까지 느껴졌다. 이건 분명한 현실이었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서 할머니 여고딩님께서 계속 말씀하셨다. "여기는 아까 있던 바로 거기라고 할 수도 있고, 영감이랑 나랑 온 세계라고 할 수도 있지. 아까 과거, 현재, 미래는 사실 동시에 같이 있기도 하다는 말을 했지? 공간 역시도 마찬가지로 동일 공간에 여러 세계의 장소가 겹쳐 있을 수도 있거든.. 더보기 장판 산장 009 할머니 여고딩께서 말씀을 꺼내셨다. "모든 세계에는 각 우주들을 연결해주는 일종의 요원들이 필요해. 왜냐하면 각각의 세계 중 하나에 커다란 문제가 생길 때 다른 세계에 사는 요원들이 문제가 생긴 세계를 안정화시켜 주기 위해서이지. 여러 우주에 살고 있는 영적인 존재인 너희들이나 우리들 같은 사람들이 아주 옛날 여러 다수의 우주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맺은 일종의 협약 같은 것이지. 우리들 말고도 또 다른 수많은 우주의 영적 존재들도 이 연맹에 가입한 상태이지." 도대체 뭐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러면 나와 민지가 그 요원들이라는 말인가? "잠깐, 말씀 중에 죄송한데 그러면 우리들이 그 요원이라는 말인가요? 도대체 왜 우리가?" 내가 말했다. 그러자 할머니 여고딩께서 말씀을 이어가셨다. "죄송한 .. 더보기 장판 산장 008 할머니 여고딩님께서 "우리는 외계인도, 귀신도 아니네. 물론 이 세상 사람도 아니지만.. 홀홀.. 이해가 되겠는가?" 민지가 말했다. "이 세상 사람이 아닌데, 귀신도 아니고 외계인도 아니면 도대체 뭐예요? 4차원에서 오셨나요?" 이번에는 영감님께서 입을 여셨다. "허허.. 4차원이라... 비슷하구만... 이 우주, 세계는 말이야... 하나의 층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 층위가 수평적으로 존재하고 있다네. 이 층들로 이루어진 세계들은 대체로 평행선을 그리면서 펼쳐져있기 때문에 보통 때는 서로 만날 일도 없고, 각자의 존재도 알 수 없지만, 가끔 각각의 세계에는 그 세계들을 연결할 줄 아는 존재들도 있다네. 특별한 경우에는 일종의 컴퓨터 버그, 오류처럼 두 개 이상의 세계가 실 매듭처럼 꼬여 뭉쳐져 연결될 .. 더보기 장판 산장 007 내가 본 것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정면에 보이는 전신 거울의 상이 내 모습이 아니라 분명 다른 누군가인 것이었다. 왜냐하면 우선 나는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데 거울의 상에 있는 인물은 주술 의식 같은 춤을 추고 있었다. 한 손에 든 막대로 다른 한 손에 든 북을 치면서 말이다. 아까 둥 두둥 소리가 저 북소리였나보다. 그러니 내가 아닌 것은 확실했다. 그리고 그 인물은 동물 털가죽으로 만든 듯한 옷을 입고 있었다. 저런 옷 어디서 본 듯 하다 싶었는데 바로 번뜩 떠올랐다. 인터넷과 도서관에 있는 책에서 본 시베리아 샤먼이 입고 있던 그런 복장과 굉장히 유사했다. 또한 거울 속 배경은 2층 공간이 아니라 풀밭 같은 곳이었다. "오빠~! 왜??!!" 라며 내 비명소리를 듣고 민지가 소리 질렀다. .. 더보기 장판 산장 006 "민지야.. 민지야. 일어나. 밥 먹어야지." 내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 땡글이 어깨를 살며시 흔들었다. 이불 밖으로 살며시 드러나있는 그녀의 연한 살구빛 어깨가 너무 달콤해보인다. 실제로 살구향이 나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한 입 살며시 깨물어주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제 6차 러브대전이 발발할 것 같아서 일단 참는다. 우선 밥부터 먹고 봐야겠기에... "으..으응? 지금 몇시야?" 땡글이가 아직 눈을 감은 채 물어본다. 벽걸이 시계를 보니 6시 32분을 가리킨다. "6시 반이 넘었어. 이제 나가서 뭐 좀 먹자." "흠...냐... 쩝... 벌써? 응 알았어." 땡글이더러 먼저 씻고 나오라고 했다. 여자는 씻고 나서도 머리 말리고 화장하는 시간이 또 걸리지 않는가? 사실 평소의 나였다면, 같이 씻자고.. 더보기 장판 산장 005 "이런 야한 땡글이... 어딜 만져~♥ 벌써 급해진 거야?" 내가 일부러 장난친다고 게슴츠레하고 눈을 뜨고 말했다. 그러자 땡글이가 웃으면서 기겁하며, (표현이 모순적인데, 정말 기겁하면서도 웃는 게 가능하긴 하더라.) "꺄~ 이 푸우 돼지 뵨태 아조씨가 뭐라는 거야? 시끄럽고 빨리 짐이나 정리해!" 그래.. 일단 짐부터 좀 풀자. 그래서 우선 짐을 풀 만한 공간부터 알아봤다. 현관 왼쪽에는 신발장이 있었고, 열어보니 아까 영감님 말씀처럼 아이젠이 몇개 들어있었다. 손님을 위해 이런 것까지 준비해두는 민박집은 처음 본 것 같다. 영감님의 세심한 배려가 고맙다. 그리고 현관에서 들어와 왼쪽에 있는 큰 방은 하얀 벽지도 새로 도배한 듯 얼룩 하나 없이 깨끗하고, 새 집 특유의 냄새라고 해야하나? 그런 냄새까.. 더보기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