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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들/촉촉한 아이

촉촉한 아이 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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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똑같은 하루, 오늘도 지친 몸을 전철에 싣고 퇴근을 한다. 한강 대교를 전철이 건너고 있고 빌딩과 아파트의 불빛과 까만 강물만이 내 눈에 들어온다.

아무 생각도 없다. 삭막한 생각조차도 나지 않는다. 그러다가 이유도 없이 그때가 떠오른다. 

고등학교 시절, 같은 반이었던 그 아이... 촉촉하게 목을 축일 만한 무언가를 무의식적으로 갈망해서였을까? 봄의 단비처럼 기분좋게 촉촉했던 그 시절이 떠오른다. 물론 지금에 와서야 기분좋게 촉촉했던 추억이지. 그 당시에는 아렸을 뿐이었지만...

 

그 아이를 처음 보았을 때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마치 영화 CG처럼 한 사람만 또렷하게 보이고 그 사람을 둘러싼 배경은 하얗게 처리되는 경험을 처음 해보았다. 그 이후 세월이 지나서 몇 명의 여자를 만나 사랑을 해보았지만 그런 경험은 그 때 이후 단 한번도 없었다.

 

25년 전  3월 초 어느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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