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치킨 넘버원 ep.6
예선이 끝나고 아직 재대결까지는 3주가 남았다. 현식과 나리는 우선 1주 동안은 다 내려놓고 휴식부터 푹 취하면서 메뉴를 구상하기로 했다. 그리고 방송에서 만났던 여러 사장님들과도 연락처를 주고 받으며 서로 자주 안부를 묻기로 하였다. 지방에 있는 사장님들은 자주는 못 보겠지만, 서울이나 서울 근처에 사시는 동삼 통닭, 아라무 무루 치킨 사장님과는 틈틈이 보자고 약속도 하였다.
지금도 대구에 있는 비바 치킨 서명석 사장님이 개설한 단톡방에서 서로 안부를 묻고 수다를 떨고 있었다. 아라무 무루 치킨 사장인 강승민씨는 우리유 매니저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다음주에 진짜 우리유와 우리유랑 친한 연예인들 두 세명이 방문할 거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유승민씨는 지금 가게 예쁘게 꾸미기에 들어갔다고 한다. 내친 김에 가게에 우리유 사진이랑 우리유 굿즈로 채우겠다고 하는 지극한 팬심을 보였다.
곰나루 치킨의 하미주씨와 계림 치킨의 김천경씨는 역시 방송 한번 타는 것과 안 타는 게 완전 다르다면서 타지역에서도 찾아오는 손님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고 하셨고, 비바 치킨 사명석씨도 가게를 확장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세인트 저메인 치킨의 이유림씨는 (사실 나이도 30살에 많은 나이도 아니고 생긴 것도 동안이라 20대 초중반 정도로 보인다. 그리고 정말 예쁘게 생겼다.)
방송 이후
'혹시 연예인 할 생각은 없냐.'
'요즘 트로트가 대세인데, 가수 한번 도전해봐라.'
-(이유림씨 왈) 노래를 못하는데요?
'그건 배우면 된다.'
'아니, 그런 것 말고 치킨집도 하면서 유튜버도 해봐라.' [닭집 하는 미스테리 추적자] 이런 컨셉으로 하면 니 외모에 분명 10만 구독자는 찍는다. 등등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고 했다. 실제 어느 연예기획사에서도 한번 찾아온 적도 있다고 한다.
어쨌든 모두들 방송 출연 이후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것 같아서 현식과 나리도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강력한 재대결 상대인 동삼 통닭의 오문진씨는 와이프 최수현씨와 함께 1주일간 태국으로 여행을 떠났다고 한다. 오문진씨도 현식처럼 잠시 내려놓고 쉬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오문진씨는 생긴건 좀 날카롭게 생기긴 했어도 실제 대화를 나누어보면 순진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사람이다. 와이프 최수현씨의 증언(?)에 따르면
"오문진 그 친구(원래 중학 동창이라서 그런지 이들은 서로를 이 친구 그 친구라고 자주 표현한다.)가 평소에는 벌레 한 마리 못 잡아서 나한테 잡아달라고 부탁하거든요. 다 큰 남자가 바들바들 떨면서 "옴마야~" 하는 거 보셨어야 되는데.. 나 참~
근데 그런 친구가 닭은 어찌 그리 잘 만지는지.. 신기하다니까요. 자기 말로는 닭은 죽은 거고 벌레는 살아있잖아.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한번은 내가 잡아 죽인 바퀴벌레를 눈 앞에 보여주면서 "자! 죽은 거니까 만져봐"라고 하니까 "꺄악~! 세균이 살아있잖아~! 저리 치워. 이 야만인아!" 이러는 거 있죠? 푸풉"
그렇게 동종업계 종사자들끼리 친목을 다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어쨌든 잠시 쉬면서 현식이 가만 생각해보니, 지금이 한국시리즈 기간이 아닌가. 그래서 쉬는 동안 한번은 가족들과 야구장에 가기로 마음 먹었다.
한국시리즈에 오른 팀 중 한 팀은 현식이 응원하는 팀인 RG 트윈스, 다른 팀은 ND 다이노스였다.
그래서 완전 운 좋게 마지막 7차전 표를 3장 예매했다. 물론 7차전까지 가야 야구장 가는 거지만, 또 운 좋게(?) 7차전까지 가게 되었다. 트윈스가 패-승-승-패-승까지 가면서 마지막까지 희망의 불씨를 살려놓았다. 6차전은 TV 중계로 보았지만, 정말 죽다가 살아났다. 상대의 실책이 없었다면 6차전에서 끝났을 경기였다.
나리도 야구를 좋아했는데 나리는 대산 베이스의 팬이었지만, 그래도 같은 서울팀이라서 이번에 RG를 응원한다고 했다. 그리고 7차전 당일이 찾아왔다.
현식과 효미는 각자 트윈스의 야구모자를 쓰고 야구장으로 가는 중이었고, 나리는 "최강 대산"이라는 글씨가 프린트 된 응원 타월을 가지고 잠실로 가는 중이었다.
"나리야. RG 응원하는데, 대산 타월 가지고 갈거야?"
라고 현식이 나리에게 물었다.
얼마 전에 나리는 자기 친정집에 잠깐 들러서 아직 자기 방 옷장 서랍 고이 모셔놓은 응원 타월을 가지고 왔었다. 올 때 나라 아빠 두만은 나리에게
"대산의 딸아. 잠실에서 대산의 기상을 펼쳐라!"
라고 큰 소리로 말했고, 옆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는 나리 엄마 소영은 두만에게 비싼 밥 먹고 무슨 개소리나며 면박을 주었지만, 나리는 아빠 편을 들면서 두만과 같이
"아자 아자 화이팅! 최~강 대산!"을 외치면서 집에서 나왔다.
여튼 대산 타월 가지고 갈 거냐는 질문에 나리는
"응~ 우리 팀이 비록 올해는 포스트 시즌 진출 못 했지만, 내가 이래뵈도 모태 대산팬이거든요~ 울 아빠, 엄마도 대산팬이야. 뼛속까지 대산 팬인 이 한나리! 오늘은 비록 RG를 응원하러 가지만, 내 정체성은 지켜야지. 암... 최~강 대산!"
이라면서 현식에게 대꾸하였다.
현식과 나리, 효미는 포수 뒷쪽에 있는 관중석이 앉아서 치킨과 맥주, 음료수를 시켜서 먹으며 관람하였다. 치킨 가게를 하면서 치킨을 시키는 게 참 아이러니하긴 했다.
여튼 경기는 1회부터 양팀이 모두 투수에 몰빵하는 양상이었다. 오늘 경기는 내일이 없는 마지막 7차전이라 남은 모든 힘을 다 들이붓는 총력전이었다.
양팀 모두 헛스윙, 땅볼, 어쩌다 뜬공.. 망방이는 맥을 못추고 주자가 1루도 밟지 못하는 상황이 3회까지 계속 되었다. 그러다가 양팀 모두 타자가 한 바퀴를 돈 4회초, ND측에서 먼저 무사 첫 안타가 터져나왔다.
현식과 나리, 효미까지 모두 탄식하였다. 거기에 연속 안타에 히트 바이 피치드 볼 등등 RG로서는 악재가 계속 나왔다. 그리하여 무사 만루 상황에서 홈런까지 시원하게 맞아서 한 큐에 0:4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아직 이닝은 많이 남았기에 현식은 절망까지 느끼지는 않았다. 다만 빨리 투수를 안 바꾼 감독에게 욕 몇마디 날렸을 뿐이었다.
"아니~ $^$^&$$# 지금 뭐 하냐? 아까 흔들릴 때 빨리 바꿨어야지. 어우~"
그리고 4회 이후 RG는 투수를 바꾸어서 다시 마운드가 안정되었고, ND는 추가점을 더 얻지 못했다. 그래서 8회까지 0:4의 상황은 계속 되었다. 이번 이닝에는 반드시 점수를 내야한다. 9회에 점수를 내기에는 너무 촉박하다.
타순은 3번 타자부터 시작하는 좋은 타순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3번 타자는 안타를 치고 드디어 1루를 밟았다. 이번 8회까지 통틀어 RG의 두번째 안타였다. 첫 안타는 6회 때 7번 타자가 친 2루타가 전부였다, 그 뒤로 후속타가 없어서 소득은 없었지만...
그리고 RG의 4번 타자가 드디어 홈런을 날렸다. 이로서 스코어는 2:4
아직 부족하다. 이번회에 역전이면 제일 좋고, 아니면 동점을 만들든가. 최소 1점차로 줄여야한다. 그래야 9회에 뭔가 해볼 여지가 있다. 분명 지금부터 ND도 모든 투수력을 다 동원해서 틀어막으려고 할 건데, 앞으로 점수내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하지만 야구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고 사람이 하는 일은 그 사람의 감정상태에 많이 관련이 되어있다. 홈런 이후 새로 교체된 ND의 투수는 제구력에 약점을 보이며, 가운데로 몰리는 공을 던져 5번 타자에게 안타를 내주고 말았다. 그리고 더욱 긴장했는지 6번 타자 타순에 포수 뒤로 빠지는 공을 던지면서 1루에 있던 5번 타자가 2루로 여유로운 도루를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 때 RG는 작전을 세웠다. 우선 2루에 있는 5번 타자를 빼고 대신 발이 빠른 대주자를 넣었다. 그리고 6번 타자에게 어떻게든 번트를 대서 2루 주자를 3루로 보내라는 사인을 했다. 지금 대주자의 발 빠르기라면 3루 도루를 충분히 노려볼 만 하다. 그래서 6번 타자의 절묘한 번트로 대주자는 3루로 도루할 수 있었고 아웃카운트는 이제 1아웃이었다. 1사 3루에서 7번 타자가 친 공이 뜬공이 되었으나 다행히 멀리 뻗어가는 뜬공이 되어서 희생타를 친 꼴이 되어버렸다. 그리하여 점수는 이제 8회 3:4, 1점 차에 2아웃이었다. 그리고 그 동안 타율이 좋지 않았던 8, 9번 타자들이 또다시 연속안타를 치면서 2사 1,3루 상황의 기회를 잡았으나 ND는 다시 투수를 또 바꾸었고, 그 바뀐 투수에 적응하지 못한 1번 타자가 헛스윙 삼진을 당하면서 8회는 끝이 났다.
이제 정말 마지막 경기에 마지막 이닝만 남은 한국시리즈였다.
9회 초 ND의 공격이었다. 이제 RG의 투수진도 체력이 많이 고갈되었는지 1사 후 연속 안타를 맞아서 1사 1,2루의 위기였다. 하지만, 다음 타순에서 또 안타가 나올 뻔 한 것을 키스톤 콤비(2루수와 유격수를 묶어서 부르는 말)의 절묘한 수비로 4-6-3의 병살타로 만들어내며 순식간에 아웃 카운트 2개를 잡았다. 그리하여 이닝을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
이제 마지막의 마지막 9회 말이다. 아직 3:4, 1점 차로 지고 있는 RG였다. ND는 이 1점 차 리드를 지키기 위하여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이었고, RG는 모든 힘을 다 쏟아부어서 이것을 뚫으려고 할 것이다.
우선 RG는 2번 타자부터 시작하였는데, 외야로 빠질 뻔한 타구를 유격수가 점프하여 잡아버렸다.
이제 3번 타자 차례이다. 이 3번 타자는 8회에서도 첫 안타를 치며 추격의 서막을 알렸던 선수이다. 경기를 하다 보면 어떤 특정한 경기에서는 "그 날따라 미친" 선수가 꼭 한 둘은 있다. 그 선수들이 그 날의 경기를 결정짓는 경우가 허다하다. 오늘은 아무래도 RG의 3번 타자가 그 "오늘따라 미친" 선수가 되기를 바라면서 현식과 효미는 "제발제발제발제발"을 무슨 주문처럼 중얼거렸다. 원래 RG팬이 아닌 나리만 느긋하게 "지든지 말든지 자세"로 야구를 구경하였다.
그런데 그게 현실이 되고 말았다. 지금 주자도 없는 1사 상황에 2사가 되어버리면 정말 이건 답도 없는 절망이다. 하지만 이 3번 타자가 또 분위기를 확 살리는 안타를 뽑아내었다.
지금 RG측 응원석은 난리가 났다.
"끼아악~! 끼오옷~! 무~적 RG! 무~적 RG!"
관중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응원단장과 치어리더들은 더욱더 신이 나서 응원하고 응원 안무를 추었다.
다음 타순은 오늘 홈런의 주인공 4번 타자였다. 2:4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해 준 이 4번 타자가 들어오자, 관중들은 또다시
"XXX, 홈런~!"이라면서 손으로 외야 밖으로 가리키는 제스쳐를 취하며 4번 타자를 응원하였다.
그리고 2스트라이크 2볼 상황에서 바깥쪽으로 빠지는 공을 타자가 엉덩이가 빠지면서도 끝까지 방망이를 휘둘러서 행운의 안타를 만들어 내며 1사 1,2루의 상황까지 가고야 말았다.
지금 잠실의 응원석 온도는 99도까지 끓어오르고 있었다. 이제 물이 펄펄 끓는데 필요한 건 단지 1도 뿐이었다.
하지만, 아까 대주자로 나왔던 5번 타자가 이 상황에서 외야 뜬 공으로 허무하게 물러났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1,2루 상황은 땅볼이 나올 경우 병살에 쉽게 걸릴 수도 있었는데 그냥 공이 외야로 뜨는 바람에 아웃 카운트가 +1에서 끝난 것이었다.
어쨌든 이제 툭하면 사람들이 말하는 "9회말 2아웃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현식은 정말 심장이 쫄깃해졌다. 사실 조금 전부터 소변이 마렵기 시작하여 화장실 가고 싶은데, 이 장면을 놓치면 평생을 후회할 것 같아서 가지고 못하고 있었다.
이제 아까 번트를 쳐서 3루 도루를 성공시킨 6번 타자의 차례가 되었다. 아깐 번트로 그냥 희생되었지만, 이번에는 속 시원한 홈런이나 장타를 기대하여 현식과 RG팬들은 6번 타자 고유의 응원가를 불렀다.
아~ 초구부터 6번 타자는 노리고 들어갔다. 약간 바깥으로 빠지는 패스트볼이었는데 그 공이 방망이에는 맞긴 했으나 빗맞아 그냥 뒷그물을 때리고 말았다. 6번 타자는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노리고 들어갔는데, 제대로 걸렸으면 최소 2루타를 치면서 5:4 역전으로 끝나는 건데.. 라는 아쉬움이 역력한 표정이었다.
다음 2구째, ND투수는 바깥쪽 꽉 찬 공을 노리고 자신있게 던졌으나 공이 너무 빠지면서 그대로 볼이 되었고 6번 타자의 망방이도 나오지 않았다. 이번엔 투수가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자기 손가락을 쳐다보았다. 이번에 제구가 마음 먹은대로 안되었다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3구째 투수는 서클 체인지업을 던졌으나 공이 덜 떨어지면서 타자의 방망이에 제대로 걸렸다.
"딱!"
소리가 나면서 공은 힘차게 뻗어나갔다. 하지만 타자의 스윙 타이밍이 살짝 빨랐기 때문에 타구가 안타가 되지 못하고 그대로 파울 라인 바깥으로 벗어나면서 파울홈런이 되고 말았다.(파울홈런 : 홈런 같이 관중석으로 공이 들어갔으나 어쨌든 결론은 파울인 타구)
현식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원래 야구에는 농담이지만 농담 같지 않은 이런 말이 있다.
"파울홈런 뒤에는 뭐다? 폭삼이다.(폭삼 : 폭풍 삼진)"
나리는 피 말라하는 현식에게
"저 선수 안타 칠 거야. 내 말 믿어봐.요기 베라가 말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가 있잖아. It ain't over till it's over."
라고 말하면서 현식에게 힘을 주려고 했다.
지금 나온 파울로 현재 볼카운트는 1볼 2스트라이크 타자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카운트였다. 분명 투수는 아직 볼카운트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절대 쉬운 공을 주지 않을 것이다. 분명 타자를 낚는 변화구를 던질 것이다.
하지만, ND 투수의 마음 한 켠에 이상한 불안이 있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아까 2구째 제구가 약간 실패하면서 볼이 된 상황이 자꾸 마음 속을 맴돌고 다녔다. 하지만 곧 불안을 억누르고 다시 공을 꽉 잡고 던졌다. 정말 이런 순간을 사람들은 쉽게 넘어가고는 하는데 이런 순간이 진짜 위험한 순간이 될 수도 있다. 마음 속에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불안감이 엄습한다는 것은 영혼이 주는 경고이자 신호이다. 이걸 절대 무시하면 안된다. 이럴 땐 더욱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 심호흡 한번 크게 하고 잠깐이라도 목표를 이루는 과정(이 상황에서는 아웃 잡는 것을 성공하는 과정)을 다시 한번 차분히 떠올려야 한다. 하지만 결국 이 불안한 마음을 '억누려고만' 한 이것이 패착이 되었다. 불안한 마음가짐으로 공을 잡다보니 자기도 모르게 필요 이상의 힘으로 공을 뿌린 것이었다. 그래서 이 공은 실투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타자가 딱 좋아하는 약간 높은 코스로 공이 들어왔고 6번 타자는 이걸 놓치지 않고 있는 힘껏 방망이를 휘둘렀다. 다시 잠실에서
"딱!!!"
소리가 났다. 물론 응원소리에 묻혀서 들리지는 않았지만...
[파울홈런 뒤에는 폭삼]이라는 징크스가 깨지는 순간이었다. 타구는 그대로 우중간을 갈라서 바운스 바운스 하면서 외야 깊숙이 굴러갔다. 현재 2아웃 상황이었기 때문에 주자들은 공이 맞자마자 전력질주를 하였다. 2루 주자가 먼저 홈베이스를 밟았다.
4:4 동점...
1루 주자는 이제 3루를 밟고 홈으로 전력질주하고 있었다. 공은 중견수가 잡아서 역시 전력으로 내야를 향해 던졌다. 이를 유격수가 받고 다시 포수를 향해 공이 던져졌다. 먼저 태그하느냐 먼저 홈에 터치하느냐 0.1~0.2초 차이에 운명이 극과 극으로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포수가 공을 받고 주자를 태그하려 몸을 돌리려는 순간에 주자가 조금 더 빨랐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면서 주자의 손끝이 먼저 홈플레이트를 건드렸다. 그리고 그 이후에 포수의 미트가 타자의 엉덩이를 태그하였다. 정말 0.2초 정도의 차이였다.
5:4 경기 종료
이로써 한국시리즈 우승자가 결정되었다.
9회 2아웃 상황에서 대역전 끝내기 안타! RG 트윈스의 우승!
벤치에 앉아있던 선수들과 코치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달려와서 끝내기 안타를 친 6번 타자에게 물을 뿌리고 환호했다. 관중석도 그야말로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도대체 몇 년만에 RG의 우승이란 말인가! 현식은 눈물까지 그렁그렁 보이면서 "끼아악!"하고 환호성을 질렀고, 나리도 같이 기뻐해주면서 "거봐~ 안타 칠 거라니까~ 내 말 맞잖아~"라고 말했다.
효미도 기분 좋아하는 아빠 현식을 보면서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이렇게 올해의 한국 시리즈는 가장 드라마틱한 7차전 중 하나로 역사에 남으면서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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