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치킨 넘버원 ep.4
현식과 나리는 우선 닭 손질부터 둘이 같이 먼저 하였다.
작전은 이러했다.
우선 치킨을 시식하는 사람은 심사위원들 5인이다.(정확하게 말하면 7인이다. MC인 육재석씨와 방나래씨도 포함이기 때문이다. 다만 MC들에게는 심사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방청객들은 100명이라 도저히 분량을 만들 수가 없다. 그래서 방청객들은 그냥 비쥬얼, 느낌, 요리사들의 이야기 등으로 그냥 O,X 만 선택할 권한만 있는 것이다. 여튼 심사위원들의 입맛을 사로잡아야 하는데, 프라이드와 매콤 카레 중 둘 중 하나를 먼저 완성해버리면 먼저 완성된 것이 식어버린다. 그래서 불리해진다. 따라서 공통 재료인 닭고기는 같이 우선 손질한 다음에 현식은 튀김옷 만들기, 나리는 매콤 카레 소스 만들기를 분담하기로 한 것이다.
물론 치킨이라는 게 만들자마자 바로 식어버리는 요리도 아니고 차이가 나봐야 얼마나 나겠나만은, 그래도 아주 약간이라도 1나노미터라도 더 우승의 결승선에 가까워지기 위한 절박한 몸부림이었다.여튼 튀김옷과 카레 소스를 각자 만들고 난 후엔 그냥 프라이드 건 카레 치킨이건 일단 닭을 튀겨야 하므로 닭 튀기는 것은 다시 같이 하고 완성 후 대형 접시의 한쪽에는 일단 프라이드를 얹여놓고 메콤 카레 치킨은 나리가 먼저 만들어놓은 소스에 버무려서 완성. 그리고 데코는 같이... 이 순서로 진행하기로 했다. 예상 못한 변수가 생기면 그 때 임기응변으로 대처하기로 하고 말이다.
현식은 미친 듯한 속도로 튀김옷 반죽을 휘휘 휘져었다. 약간이라도 뭉친 곳이 없게끔 오른팔이 떨어져 나가라 휘져었다.
나리 역시 그간 수도 없이 만들어 본 경험과 센스로 신중하게 매콤 카레 소스를 만들었다. 카레 소스를 만들기 위해 왼손으로(나리는 왼손잡이이다. 젓가락질, 숟가락질과 글씨 쓰기는 오른손으로 하는데, 다른 건 다 왼손이다.) 칼을 잡아 재료를 썰고 다듬었다. 그리고 현식에게 배운 소스 조리법에 자기만의 촉과 감으로 익힌 약간의 변형 방법까지 가미하여 소스를 만들었다. 나리도 소스 제작에 나름 작전이 있었다. 일단 5인의 입맛과 취향을 모르기도 하거니와 각자 다 다를 터이니 평균맛 기준으로 하되 너무 평균이면 특색 없다는 소리를 들을게 뻔하니 약간만 자극적으로 한다. 이것이 나리의 소스 만들기 작전이었다.
현식과 나리는 자기 요리도 만드는 사이 다른 팀들의 요리도 힐끔 힐끔 쳐다보았다. 전부다 초집중 상태로 만드는 모습들이 비장하기까지 하였다. 지금 여기 오신 참가자분들은 그래도 최소 지역 주민들에게는 모두 인정받고 계시는 전국구 실력자들이시다. 그러니 자기들 자존심 때문이라도 대충 할 리가 없다. 아까 사장님 몇 분들이 말씀했던 동삼 통닭도 몇번 힐끔 쳐다보았다. 현식도 치킨 요리에는 프로인 입장에서 한 눈에 딱 보면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동삼 치킨 팀이 그러하였다. 손가락 동작 하나하나에도 실력과 경륜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런 광경은 현식은 주눅드는 요인이 아니라, 더 불타오를 수 있는 이유가 될 뿐이었다.
시간은 흘러 이제 42분30초쯤이 되었다. 한 팀이 다 완성되었다고 사장님이 손을 들어 선언했다. 2번 아라무 무루 치킨 - 갈릭 마요 치킨의 강승민 사장이 가장 먼저 완성하였다. 모두들 사실 평소에는 이것보다 더 빨리 만들 수 있으나 더욱 세심하게, 플레이팅까지 신경쓰느라 그만큼 시간이 더 걸리는 것이다.
시간이 43분 30초 전후로 해서 팥팀, 어간장팀, 즌다팀 3팀이 더 완성 선언을 했다. 44분 30초까지도 남은 동삼팀, 두반장팀, 푸닭팀만이 아직 완성 선언을 하지 않았다. 드디어 10초를 남겨두고 두반장팀도 완성 선언을 하였다. 이제 동삼팀과 푸닭팀만 남았다. MC인 육재석씨의 카운트다운으로 방청객들은 10,9,8...을 외쳤고, 1~2초를 넘겨두고야 거의 동시에 푸닭커리와 동삼치킨이 완성 선언을 하여, 모든 팀이 요리를 완료하였다.
총7팀이 만든 치킨 냄새가 스튜어디스 전체를 가득 채웠다. 방청객들은 그 냄새에 미칠 것만 같았다. 그리고 방청석에서 이런 소리도 들려왔다.
"어? 진짜~ 아, 우리도 좀 주지~"
무슨 소리냐 하면 자기들에게도 치킨을 줄 거라고 예상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실망하는 소리였다.
(방송이 끝나고, 먹고 싶어하는 방청객들은 최소 한 조각씩이라도 먹긴 먹는다.)
그렇게 조리 시간이 끝난 후 방나래씨가 말을 하였다.
"이야~ 지금 여기 스튜디오에 치킨 냄새가~ 이건 뭐~ 시청자분들께 진심 이 냄새를 보내드리고 싶네요."
육재석씨도
"그렇죠~ 지금 제가 입에 침이 고였어요. 이건 그냥 고문이네요."
라고 말했다.
"지금 이제 우리 스탭들이 지금 사장님들께서 요리하신 치킨들을 심사위원석으로 가져가려고 준비하고 있는데요. 근데 육재석씨는 평소 치킨을 좋아하세요?"
"저요? 제 별명이 닭뚜기입니다. 닭 먹는 메뚜기라고.. 아하하. 치킨이라면 환장하죠. 그럼 방나래씨는 치킨 즐겨 드세요?"
"당연하죠. 특히 제가 닭 날개를 좋아해서 그런지 이름도 나래 잖아요.. 하하하"
"....... 아니.. 저~ 방나래씨.. 그럴 리가요~ 부모님들께서 [얘는 커서 닭 날개를 좋아할 것 같으니 이름을 나래라고 합시다.] 그러셨다고요?"
"에헤~ 선배~! 그냥 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갑시다. 자꾸 그러면 오늘 저희 집으로 술 한잔 하자고 초대할 겁니다. 들어간 사람은 있어도 나온 사람은 없다는 [뭐래Bar] 아시죠?"
두 MC들이 막간을 이용하여 만담과 개그를 펼치는 사이에 각 팀에서 만든 프라이드와 메인 메뉴 치킨이 각각 몇 조각씩 심사위원들에게 접시에 담겨 분배되었다.
심사위원들이 시식하면서 서로 뭔가 이야기를 주고 받는 모습을 보면서 나리도 현식도, 그리고 다른 가게의 사장님들도 모두 긴장감이 높아졌다.
아무리 연륜이 깊어져도 남에게 자신이 평가받는 일은 언제나 긴장하게 만든다.
현식과 나리는 방청석을 바라보았다. 방청객들에게는 OX 버튼 달린 무선 기계가 미리 지급되었는데, 잠시 후에 두 종류의 버튼 중 한 버튼을 누를 기회가 있다.
방청석에 있는 효미와 두만, 소영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모두들 환한 표정으로 엄지척을 해주면서 응원해주었다. 역시나 그래도 가족, 혈연만큼 가까이서 힘을 주는 사람은 없는 법이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그만큼 힘을 빼게 하는 사람도 없다는 말도 된다. 음양의 법칙에 따라 작용과 반작용은 항상 붙어다니며 그 힘의 성질만 반대이지 힘의 크기는 동일하다.
여튼 지금은 두 사람에게 힘을 주고 있는 가족들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심사위원들의 시식이 끝나고 평가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아까도 서로 고개를 옆으로 갸우뚱 앞으로 갸우뚱 하면서도 입은 쉬지 않고 치킨을 먹고 있는데, 이게 긍정적인 신호인지 부정적인 신호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게 자기네 치킨을 먹고 하는지 아닌지도 정확히는 알 수가 없었다.
일단 백종포씨의 발언을 시작으로 심사평이 시작되었다.
"우선 우리나라의 모든 치킨집 사장님들께 정말 수고가 많으시다고 격려의 인사부터 먼저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나오신 사장님들, 이야~ 역시 명불허전이네유. 왜 이렇게 지역에서 유명하신지 알겠슈. 한 분도 고수가 아닌 사장님이 없으시네요. 기본기에 필살기에 부족한 게 없으세요. 다들.."
그리고 다음편에 계속~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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