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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들

믿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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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랑 나는 100억 광년쯤 떨어져있는 사이이긴 하지만, 우쨌든 기독교엔 믿음 소망 사랑이 어쩌구 그 중 짱은 사랑이고.. 뭐 그런 말이 있다는 건 안다.

 

근데, 가만 생각해보면 이것은 인간의 정신작용 중 3가지를 상징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믿음.. 영어 원문에는 Faith라고 나와있다. Belief나 Trust도 있는데 Faith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Faith는 다른 두 단어들과는 좀 뉘앙스가 다르다. 확실하고 양도 충분한 증거나 정보, 지식에 의한 믿음이라기 보다는 종교적인 믿음에 가깝다.

허나 어떤 정보, 지식이 Zero인 상태에서는 종교적인 믿음이고 뭐고도 생길 수 없다. 정보나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어야 그런 것도 생기는 법.

그래서 나는 굳이 믿음을  Faith니 Belief니 Trust로 구분하지 않고 그냥 한국어식 사고(思考)로 '믿음'이라고 하겠다.

 

다시 정리하여 말하자면, 믿음을 가지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사전 정보, 지식이 필요하다. 그리고 자기 나름대로의 타당한 방식으로 이 데이터들을 정리하여서 생기는 것이 바로 믿음이다.

 

 

그래서 믿음을 추론, 이성적 사고와 연관 있는 (물론 개개인마다 그 이성의 수준은 천차만별이지만...) 정신 작용의 대표 상징이라고 상정해 두겠다.

 

두번째 소망.. 이것은 Hope이다. 쉽게 말해 무언가를 바란다. 원한다는 것으로 욕망, 욕구, 의지 또한 모두 이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것은 다양한 형태의 모든 욕망이라는 정신 작용의 대표 상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세번째 사랑... 이건 볼 것도 없이 Love다. 사랑은 수많은 감정의 한가지 종류이다. 분노, 증오, 슬픔, 죄책감, 패배감, 승리감, 감사, 기쁨, 즐거움, 절망, 통쾌함, 안락함 등등 수많은 감정상태 중에서도 사랑은 긍정적인 감정상태들 중 하나이다.

어쨌든 이 사랑은 여러 다양한 감정이라는 정신 작용의 대표 상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믿음, 소망, 사랑을 각 정신작용의 대표격인 하나의 상태를 이야기한 것으로 가정한다면, 이를 좀 더 확대시켜서 생각해보자.

 

그러면 믿음은 추론, 이성 같은 정신 작용, 소망은 욕구, 욕망, 의지이라는 정신 작용, 사랑은 감정이라는 정신 작용의 대표자들이다.

 

그래서 다시 말하면 이성과 욕망과 감정 이 세가지 정신 작용은 인간이 살아있는 한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 제일은 감정이다. 라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의미에서 감정이 제일이라는 것일까?

감정은 어머어마한 파워를 가진 에너지이다.

 

자신의 주된 감정 상태가 어떠냐에 따라 인생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에너지 세기 차원에서 감정은 제일인 것이다.

 

그래서 정신세계를 탐구하는 여러 현자들이 말하기를 감정은 우주와 대화하는 의사소통 수단이다.

혹은 우주는 인간의 언어를 어차피 못 알아듣는다. 우주가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은 인간의 감정이다.

등등의 말들을 하지 않는가?

 

자기 자신을 늘 살핀다는 것은 자기가 현재 무슨 생각을 하고 있고, 그 생각에 따라 무슨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계속 Watching하라는 말일 것이다. 항상 이것을 살피려고 노력하는 것이 깨어있는 자로 살려고 노력하는 것이며, 이것을 살필 때 우리는 깨어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 끈을 놓치는 순간 우리는 깨어있으되 잠들어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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